누구나 원하지만 갖기 힘든 그 ‘비밀’[책과 삶]
귀도 알파니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528쪽 | 3만원

부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선망이든 비난이든 자주 입길에 오르내리곤 한다. 소셜미디어 발달로 부자들의 일상을 더 쉽게 엿볼 수 있게 된 오늘날 이 같은 관심은 더욱 커졌다.
그렇다면 돈이 얼마 있어야 부자일까. 객관적 기준은 없다. 사람마다 판단 기준이 다르고,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이 책은 이토록 아리송한 부에 대해 탐구한다. 저자는 부가 대체 무엇이고, 누가 부자가 됐는지 질문을 던진다. 이는 각 시대의 사회·경제 구조와 맞닿아 있다. 예컨대 2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공업화학과 전기산업이 돈을 벌어다 줬고, 초기 정보화 시대에는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에 뛰어난 사람이 부자가 됐다.
저자는 메디치 가문 같은 전통 슈퍼리치부터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이조스 같은 오늘날 테크 기업 억만장자들까지 시대별 부자들을 살펴본다. 그러나 부자들의 이야기를 단순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하고 철학, 정치 등 다양한 시각에서 파헤친다.
부자가 있다면 필연적으로 빈자도 있다. 저자는 부의 집중이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유를 분석한다.
경제적 불평등에 숨은 성차별도 짚어낸다. 부유층에서 여성의 비율을 살펴보며 경제체제 전반적으로 여성의 부 축적과 성공을 가로막는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돈은 생과 사를 가르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부유층의 감염률과 사망률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낮았는데, 이는 실직의 위험 때문에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계속 일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에 대해 흔히 갖는 생각들과 배치되는 내용들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서구 역사 전반에 걸쳐 귀족이 되는 건 부를 얻는 중요한 길 중 하나였다.
신분제가 없어진 지 오래인 오늘날까지도 부자를 귀족에 빗대곤 한다. 그런데 이 책에 따르면 일부 귀족은 상당히 가난했고, 빈곤한 귀족들은 ‘부르주아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활동’에 의존하기도 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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