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의지의 좌절…보수동 아테네학당 ‘책빌딩’ 끝내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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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역사를 품은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을 지키기 위해 오피스텔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복합문화공간을 세운 '통 큰 건물주'(국제신문 2022년 5월 13일 자 1면 보도 등)가 경영난 속 외로운 사투를 이어가다 최근 건물 매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는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중심부에 위치한 '아테네학당' 소유주로 2021년 11월 15층 규모의 오피스텔을 짓기 위해 해당 건물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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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대출이자도 불감당…지자체 연계사업도 뚝 끊겨
70년 역사를 품은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을 지키기 위해 오피스텔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복합문화공간을 세운 ‘통 큰 건물주’(국제신문 2022년 5월 13일 자 1면 보도 등)가 경영난 속 외로운 사투를 이어가다 최근 건물 매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김대권 케이엘디엔씨 대표는 최근 ‘아테네학당’ 매수 의향자로부터 문의가 들어와 매도를 추진했다고 24일 밝혔다. 다만 최종 계약 체결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김 대표는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중심부에 위치한 ‘아테네학당’ 소유주로 2021년 11월 15층 규모의 오피스텔을 짓기 위해 해당 건물을 사들였다.
그러나 당시 지역 문화예술계와 상인회 등이 모인 ‘보수동 책방골목 보존과 미래포럼위원회’가 김 대표를 만류하고 설득한 끝에 2022년 5월 건물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 대표가 개발 수익을 포기하고 책방 상인과 상생을 택한 것이다. 김 대표는 기존 건물에 있던 책방 3곳도 그대로 새 건물에서 영업을 이어가도록 조처했고 2·3층은 카페, 4층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그렇게 2023년 3월 문을 연 ‘아테네학당’은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경영난에 시달렸다. 김 대표가 수차례 요청했던 저금리 대출 등 금융지원책은 결국 받지 못했다. 이에 직접 운영하던 카페도 민간에 넘겼으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은행 대출 55억 원을 갚기는커녕 매달 1500만 원이던 은행 이자가 2500만 원 이상으로 올라 손도 못 대는 실정이다.
중구에 따르면 현재 아테네학당과 연계한 지역 문화 사업은 전무하다. 부산테크노파크가 개업 초기 6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 명사 초청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 외에 운영한 2년 6개월 동안 부산시나 중구로부터 행사 대관 제의가 들어온 적 없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중구 관계자는 “구가 직접 운영하는 책방골목 문화관이 있어 아테네학당과는 별도의 문화사업을 함께 진행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책방골목 상인들은 기대를 접은 지 오래다. 한때 80곳에 달하던 책방은 22곳으로 줄었다. 보수동 책방골목 남명섭 번영회장은 “피란수도의 역사가 담긴 책방골목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고려해 지원해달라고 백번 토로했지만 헛수고였다”며 “고령화된 책방 주인들이 하나둘 장사를 접고 떠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본인의 도전이 지역사회의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까 우려한다. 김 대표는 “선한 의지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당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그때 오피스텔을 지었다면 지금 내 삶이 달라졌을까 자주 생각한다”며 “아픈 선례를 교훈 삼아 공적 가치를 위해 뛰어든 민간 영역을 위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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