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오르며 닷새째 발품진료‥고립 어르신 찾는다
[뉴스데스크]
◀ 앵커 ▶
폭우 피해가 큰 경기도 가평군의 산골 마을에는 지금도 적지 않은 어르신들이 고립돼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보건소 직원들이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발품 진료'에 나서고 있는데요.
조건희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하천 상류를 따라 고립된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는 방문 간호는 오늘로 닷새째 이어졌습니다.
[전주희/경기 가평보건소 직원] "<며칠째 이렇게 파견 진료 가시는 거예요?> 저희가 일요일부터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있는 길을 따라 가는 게 아니라, 없는 길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김영미/경기 가평보건소 직원] "여기가 아예 길이 없어졌어요. <이게 길이 진짜 꽉 막혀 있네. 이거 어떻게 가요?> 돌담 타고 건너서…"
발 아래만 위험한 게 아닙니다.
[김영미/경기 가평보건소 직원] "이게 원래는 위쪽으로 이렇게 세워져 있어야 되는데 그래서 되게 무섭더라고요. 저희는 일단 전기 이게, 다 전기 오르는 그런 걸로 생각을 하니까…"
불볕더위 속에서 금세 숨 쉬기가 힘들어집니다.
"아 너무 덥다."
다리가 끊긴 하천을 건너던 중 마주친 중년 남성.
빈 지게를 메고 있는 모습이 낯설었습니다.
[이상수/마을 주민 아들] "<지게는 어떤 일로…> 여기 아버님 집이 전기가 안 들어와서 발전기 좀 전해다드리려고…"
오죽하면 지게를 지겠냐며 감정이 북받친 모습이었습니다.
[이상수/마을 주민 아들] "전기도 다 끊겼죠, 전화도 안 되죠. 여기 연세 많으신 분들만 사세요. 이 위에. 연락이 안 되니까 죽겠죠. 저도 오죽하면 지게 지고 가서 발전기 지금 가져 올라가려고 (지게) 지고 내려가고 있어요."
30분 정도 더 오르니 민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경기 가평보건소 직원] "어머니 어디가 아프세요? 어디가 아프세요?"
폭우가 온 날 다쳤던 상처를 꼼꼼히 소독하고,
[최흥진/마을 주민] "그 야단 나던 날 저녁에 어디에 부딪혔는지 몰라 피가 나서…"
따로 구할 길 없는 약도 충분한지 확인합니다.
[김은애/마을 주민] "<진통제 지금 드시고 계시는 거예요, 어머니?> 약이 떨어졌어. <약이 떨어졌어요.>"
이번 집중호우로 가평군 주민 1천 4백여 명이 고립되거나 단전·단수, 주택 파손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고립된 주민 대다수는 80대 이상인데, 지금도 어디에 몇 명이 고립돼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황복례/마을 주민] "아무것도 없고 먹는 것도 싫고 어떻게 이렇게 살았나 이렇게 산 적이 없다…"
그들이 거기에 있는 게, 발품 진료를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김영미/경기 가평보건소 직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저희가 아니면 누가 하겠어요?"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김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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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김은빈
조건희 기자(conditione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5/nwdesk/article/6739211_367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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