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가치’가 흔들리니 인선도 ‘흔들’…여가부 존재의 이유 살필 수장 뽑아야
윤석열 정부 때 폐지 수순에
김현숙 논란·김행 낙마 사태
현 정부도 젠더 문제 소극적
강선우 내세웠다 실패 자초
윤석열 정부에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내각 인선에서 낙마했다. 여가부 장관은 17개월째 공석이다. 후보자의 도덕적 결함이 낙마의 주요 원인이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전 정부에 이어 현 정부도 성평등 부처에 걸맞은 관점을 가진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취재 결과, 여가부는 강선우 전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물러나며 김행 전 후보자에 이어 두 번 연속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다. 최문선 여가부 대변인은 이날 “당혹스럽고 허탈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여가부 내에서도 “많은 직원이 무기력해져 있다” “이러다 부처가 지금보다 더 쪼그라들지도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두 정부에 걸친 여가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가 우연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처의 설립 취지 자체가 흔들리다보니 이에 걸맞지 않은 인사들이 여러 정치공학적 이유로 물망에 올랐고 부적격 인사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될 가능성이 타 부처에 비해 커졌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여가부 폐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성평등 정책 추진과 동떨어진 이들을 장차관직에 임명했다. 초대 김현숙 전 장관은 경제학과 교수였다. 김 전 장관은 청문회 때부터 ‘여가부 폐지’를 옹호하고 구조적 성차별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 이후 지명된 김행 전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며 여가부 폐지를 공식화했고, 결국 자진사퇴했다. 그 뒤 장관 대행을 맡아온 신영숙 차관도 인사혁신처 출신이다.
이재명 정부에선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했지만 성평등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려는 흐름이 감지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차별금지법을 두고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고, 남성 청년들의 역차별 대책 마련을 지시하는 등 여성·소수자 의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강 전 후보자가 구조적 성차별 대신 ‘역차별’을 언급했던 것도 이러한 기조와 닿아 있다. 강 전 후보자는 사퇴 직전까지 가족, 청년 등을 담당하는 여가부 공무원들의 보고를 받았지만 여성·청소년 폭력 피해를 다루는 권익국 업무에는 주목도가 떨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차기 장관은)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혐오를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철학과 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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