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실크로드, 지구 반바퀴] 당나라 수도 장안과 명나라 서안

■ 당나라 장안(長安)과 명나라 서안(西安)
명나라 시대 ‘평요고성’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산시성(陝西) 성도 서안(西安·현 중국어 표기는 시안)으로 향한다.
오늘은 500여㎞를 남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관중평야에 옥수수밭이 끝없이 이어진다. 옥수수는 식용유, 사료, 바이오연료, 가공식품 등 다양한 수요가 있는 작물이다. 중국 사람은 ‘책상다리’ 빼고는 모든 것을 튀겨 먹는다는 유머가 있다. 엄청난 식용유 생산 원료와 돼지, 오리 등 사료로 필요한 것이 옥수수다.
얼마 전까지도 ‘장안의 명물, 장안의 화제’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한자 ‘안(安)’자는 ‘평화’의 의미로 장안(長安)은 ‘장구한 평화’의 의미다. 500여㎞를 달려 오후 늦게 천년 고도(古都) 장안에 도착했다.
내륙도시 장안의 7월 하순 날씨는 습도가 매우 높고 무덥다.

서안(西安)’ 명칭은 1370년 명나라가 몽골족 원나라를 쫓아내고 서안성을 만들 때 ‘서경(西京)’(서쪽 수도)과 ‘장안(長安)’의 앞뒤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서안은 중국 13개 왕조가 수도로 삼은 역사가 겹겹이 쌓인 도시다.
당나라 시대 장안성은 내성(內城)과 외성(外城)으로 구분해 지었는데 당나라의 내성(內城)이 현재의 서안성이라고 한다. 명나라가 지은 현재의 서안성 면적은 당나라 시대 장안 면적의 10분의 1 규모다. 서안에 남아 있는 당나라 시대 건축물은 현장법사를 위해 세운 ‘대안탑, 소안탑’이 대표적이다. 명나라 시대 건축물은 ‘서안성과 종루’ 등이다.
서안성 성곽 길이는 12㎞다. 서안성의 폭은 자동차 4대가 동시에 다닐 정도로 넓다. 성 위에 자전거를 빌려주는 가게가 많고 기념품 노점상, 간식 가게도 많다. 성벽 위 12㎞는 자전거 타기에 좋은 코스다.

■ 진시황제 병마용
서안 동쪽에 있는 진시황 병마용을 보기 위해 오전 8시 출발한다. 숙소에서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여름방학이라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과 학부모 등 가족 여행객이 미리 도착해 줄을 서 있다. 1974년 농부가 발견한 후 벌써 50년이 지났다.
세계 유명 관광지 모두가 ‘과잉 관광(Over Tourism)’으로 고통을 받는데 이곳이 최악의 인구 과잉 관광지다. 1인당 입장료가 180위안(3만5천원)으로 과거보다 많이 올랐다.
중국인 4인 가족의 경우 약 14만원으로 비쌈에도 관광 인파가 몰린다. 인산인해로 입장하는 데 두 시간 이상 걸렸다.
병마용 근처에 진시황 무덤이 있다. 진시황의 무덤은 높이 88m의 거대한 토산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의하면 지하에 수은이 흐르는 강이 있고 침입자를 막기 위한 살상용 장치가 있다. 수많은 처첩, 시녀가 순장됐다. 미래 과학기술이 발전할 때까지 개봉하지 말라는 저우언라이(周恩來)의 지시로 진시황의 무덤은 발굴을 안 하고 있다.
진나라는 진시황 사후 10년도 안 돼 망한다. 역사가 사마천은 진나라 단명(短命)에 “성공에 취하면 망하고, 사람을 얻으면 흥한다”고 사기에 기술했다. 중국을 뜻하는 영어 China는 진나라 ‘Chin’(진)에서 유래됐으니 진나라 이름은 영원히 지속되고 있다.
점심은 명나라 시대 유적인 종루 옆 만두전문점 ‘동아반점’에서 만두 코스로 했다. 12종류의 만두가 코스로 나오는데 우리는 양이 적어 조금밖에 먹지 못했다.

■ 현장법사의 대안탑, 자은사
당나라의 현장법사 유적이 있는 대안탑과 자은사에 들렀다.
현장 스님은 당 태종 때 승려로 17년간 인도를 다녀온 후 ‘대당서역기’를 쓰고 귀국 후 많은 불경을 번역한 위대한 승려다.
천축(인도) 출발 당시 임금은 당 태종인데 서쪽의 돌궐족과 당나라가 전쟁 중이라 외국으로 출국을 금지하고 있었다. 현장은 26세인 629년 장안을 몰래 출발해 인도로 향한다. 현장은 대단한 기억력과 메모광이다. 머물거나 도착한 곳에 대한 정보를 메모하고 기억했다가 대당서역기에 상세하게 적어 놨다. 현장은 645년 천축에서 불상, 불경, 사리 및 중국에 없는 귀한 물품 520상자를 가지고 귀국했다.
당 태종은 대단한 안목의 왕이다. 현장에게 17년 동안 여행기를 기억이 있을 때 완성토록 명령했다. 현장이 기술하고 제자 ‘변기’가 받아 써서 3년 만에 완성된 책이 ‘대당서역기’다. 1천400년 전 135개 오아시스 국가의 기록을 남겨 과거 중앙아시아, 타클라마칸 사막, 파미르 고원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현장의 유물을 보관하기 위해 당 태종의 아들인 고종이 649년 ‘대안탑’을 건립하고 죽은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 ‘자은사’를 건립했다. 1천400여년 오랜 세월을 이겨내고 우뚝 서 있는 대안탑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다. 초등학생 시절 감동을 줬던 소설 ‘서유기’(명나라 오승은 소설)에서 현장법사는 ‘삼장법사’로 나온다. ‘삼장’은 세 가지 불법 ‘경장, 율장, 논장’ 3장에 능통하다는 불교계 최고 찬사다.
■ 회족거리 먹자골목
저녁식사하러 재래시장인 회족(回族) 거리로 갔다. 양고기 꼬치구이를 굽는 매캐한 연기와 관광 인파가 생동감이 넘친다.
이곳의 특산물인 생소한 ‘뼝뼝면’을 시켰다. 매콤하지만 비벼 먹는 맛이 괜찮다. 뼝뼝면 값은 30위안(5천8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양꼬치 굽는 향기에 이끌려 샤슬릭 식당에 들렀다. 작은 양꼬치 10개에 30위안이다. 맥주 안주로 최고인데 이슬람교를 믿는 회족 식당은 술을 안 판다고 한다.
회족은 당나라, 원나라, 명나라 시대에 중국에 온 아랍 상인, 페르시아 상인들의 후손이다.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에 장사하러 와 눌러앉은 상인의 후손이다.
중국에 약 1천만명이 살고 있으며 서안에 약 6만명이 거주한다고 한다. 하루 종일 서안 시내를 돌아다녔다. 유럽인, 미국인, 일본인 등이 거의 없다는 점이 특이하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중국의 간첩법 시행 등 여러 원인에 기인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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