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소비쿠폰 ‘색상 구분’ 일파만파]준비부터 지급까지 광주시 ‘내부 필터링’ 전무
행안부·광은 거쳤지만 점검체계 ‘구멍’
국장 단계서 전결…관련자 문책 방침
인권교육 계획 ‘뒷북행정’·‘사후약방문’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 방침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카드 지급 방식 논의가 광주시 주도로 시작됐다.
실무 협의는 광주시 경제창업국 경제정책과 경제정책팀 팀장·담당자와 소비쿠폰 선불카드 주관사인 광주은행 담당자 간에 이뤄졌다. 협의 결과, 실무자 간 기존 광주상생카드와 동일한 ‘금액별 색상 구분 방식’으로 지급하기로 결정됐다. 배부 과정에서 시민 간 혼란을 줄이겠다는 이유였다. 이에 따라 상위 10%와 일반 시민에게는 ‘분홍색’, 차상위계층과 한부모 가족은 ‘초록색’, 기초생활수급자는 ‘남색’ 카드가 지급됐다. 카드 하단에는 지급 금액까지 명시됐다.
그러나 이 같은 색상 구분은 수령자의 소득 수준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명백한 인권감수성 결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광주시 해당 부서 실무자와 국장은 물론, 협의 대상이었던 행정안전부와 광주은행에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광주시는 담당 국장 전결로 지급 방식을 결정한 뒤 행정안전부에 보고하고 협의를 거쳐 7월 초 카드 제작에 착수했다. 이후 카드는 각 구청과 동 행정복지센터로 배부됐고 지난 21일부터 시민들에게 발급되기 시작됐다.
결국 문제가 불거진 것은 시민들이 실물 카드를 수령한 후였다. 하지만 수습은 곧바로 이뤄지지 않았고 언론, 온라인 상에서 문제가 확산하자 뒤늦게 23일이 돼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했다.
광주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 직원 대상 인권감수성 교육을 실시하고 경위 조사를 통해 카드 색상 구분 결정에 관여한 관련자들에 대한 문책도 진행할 방침이지만 ‘뒷북행정’,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은 면키 힘들 전망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과 같이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으로 보인다”며 “전결 규정상 담당 국장 선에서 지급 방식이 결정됐고 시장에게는 디자인 등 세부적인 내용까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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