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권’ 지키려 퇴거 지연?… 경쟁사 편의점 막았나
CU, 두 달간 영업 없이 점포 유지
기존 점주 인근으로 판매권 이전
거리제한 걸려… ‘반쪽 매장’ 전락

유명 편의점 프랜차이즈 CU가 담배 판매 거리 제한 규정을 ‘경쟁사 출점 차단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지만 CU 측에서 두 달 가까이 점포를 비우지 않은 사이, 점주가 인근 점포로 담배 판매 권한을 이전하면서 해당 건물은 담배를 취급할 수 없는 ‘반쪽 매장’으로 전락했다. 편의점 매출의 핵심인 ‘담배권’의 거리 제한 규제를 악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4일 오전 찾은 수원시 권선구의 한 상가 1층. CU 간판은 여전히 걸려 있었지만 내부 불은 꺼져 있었고 일부 진열장과 냉장고만 남은 채 영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점포는 지난 5월24일 임대차 계약이 끝났다. 건물주 A씨는 “세 차례 내용증명을 보냈고 보증금 반환 계좌도 알려달라 했지만 응답이 없었다”며 “5월 말 ‘내일부터 정상 영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문자도 받았지만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CU 본사는 가맹 계약이 이번 달 6일까지 남아 있었다며 철수를 미뤘고, A씨는 “가맹계약은 본사와 점주 간 일일 뿐, 임대 계약 없이 공간을 점유하는 건 상식 밖”이라 반발했다. CU는 “임대료는 지급 중”이라 했지만 그 사이 새 점포 입점과 영업은 막혔다.
특히 A씨 건물 맞은편 대로변에도 신규 CU 점포 입점이 추진되며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A씨는 자신의 건물 1층에 B브랜드 편의점 입점을 희망하는 세입자와 계약했고, 이 세입자는 담배권을 신청해 권선구청과 KT&G 실사를 받았다.
그러나 해당 점포는 거리 제한(100m)에 걸려 담배권 경합에서 제외됐다. 기존 CU 점주는 폐업 신고 없이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지만, 담배권을 해당 건물 뒤편 60m 떨어진 무점포 공간으로 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전된 공간은 실제 영업 흔적이 없는 비영업 건물이었다. 그 결과 A씨의 건물은 어떤 편의점 브랜드든 담배를 팔 수 없는 구조가 됐다. 편의점 업종 특성상 담배는 수익의 핵심인데, 기존 점주가 점포는 비운 채 담배권만 옮기면 새 점주는 ‘반쪽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권선구청 관계자는 “기존 CU 점주의 담배권이 인근으로 이전돼 거리 제한상 A씨 건물은 허가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CU 본사 BGF리테일 관계자는 “가맹 계약이 남아 철수가 늦었고, 원상복구 및 보증금 반환 협의가 끝나는 대로 철수하겠다”며 “담배권은 점주 명의이며 이전·허가는 지자체 권한이라 본사는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