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상습 학대' 태연재활원 생활지도사들 '엄벌'

신섬미 기자 2025. 7. 2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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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약자 다수 상습 폭행···죄질 나빠"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 2~5년형 선고
피해자 가족 "환영"···재발 방지대책 촉구

원장·생활지도원 16명도 검찰 조사 중
울산태연재활원상습학대사건 공동대책위원회, 태연피해자대책위원회가 울산태연재활원 상습학대사건 1심 선고 후 울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 북구의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태연재활원에서 기분에 따라 중증장애인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학대한 생활지도원 4명이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중대함과 사회적 파장을 엄중히 인식하고, 피고인들의 죄질에 책임을 묻기 위해 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방법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어재원)은 24일 장애인복지법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5년, B씨 4년, C씨 3년, D씨 2년 징역형과 함께 장애인 관련시설 5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앞서 결심공판에서 검사가 A씨 4년, B씨 3년, C씨 2년 6개월을 구형한 것보다 높게 선고한 것이다.

피고인들은 피해 보상을 위해 공탁금을 냈지만 피해자측은 엄벌을 원하는 취지로 거부했고, 재판부도 이를 피고인들에 대한 유리한 정황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A씨는 자신이 먹다 남긴 국을 피해자의 그릇에 덜어 먹게 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 또는 아무 이유 없이 한달 동안 12명에게 총 158차례에 걸쳐 폭행을 가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외에도 같은 기간 동안 B씨는 17명에 대해 91회, C씨는 6명에 대해 34회, D씨는 4명에 대해 16회 폭행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기분에 따라 또는 습관적으로 피해자들을 분풀이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여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죄책 역시 무겁다"라며 "이번 사건으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면 피해자들을 포함한 다른 장애인들이 폐쇄된 시설에서 지속적인 폭행과 학대를 당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의 폭행 장면을 CCTV로 확인한 피해자들의 보호자에 대해서 "정신적 고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장애인보호단체 및 일반시민들은 피고인들에 대한 강한 처벌을 바라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관련시설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보호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제도적으로 여러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과 처우가 더욱 개선되고, 권리가 신장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선고 직후 공동대책위원회는 울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달에 수백번씩 폭행 당한 피해자 가족들의 억울하고 분통한 심정을 판사님이 알아주셨는지 구형보다 높은 선고가 내려졌다"라고 운을 뗏다.

대책위는 "거주인이 생활하는 공간은 3개의 방과 거실, 각 방의 화장실인데 이 중 CCTV는 거실에만 설치되어 있다"라며 "각 방과 화장실에서는 과연 폭행과 학대가 얼마나 일어났을지, 그리고 CCTV에 확인된 한 달 기간 외에 그 이전에 얼마나 오랜 기간 폭행과 학대가 가해져 왔을지 의혹이 들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선고는 시작일 뿐이다. 일벌백계 되어 지역에 많은 장애인 거주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에서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성하고 경계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견에는 35년간 아들을 태연재활원에 맡겼다가 지난 5월 사망했다는 보호자가 나와 "지난해 11월 지병으로 아픈 줄 알고 아들을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왼쪽다리가 골절인 걸 발견해 수술을 2번이나 했다"라며 "하지만 재활원에서는 폭행 등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한달간 CCTV에 아들에 대한 폭행장면이 없어 경찰 수사도 받지 못했다"라며 "의사가 골절된 지 오래됐다고 했고, 아들 사망 후 의료적 방임으로 인한 학대라는 판정을 받았다"라며 깊은 억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들 4명 생활지도원 외에도 학대에 가담하거나 방임한 혐의로 태연재활원 원장과 다른 생활지도원 16명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신섬미 기자 01195419023@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