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선불카드 금액 표기 논란···울산도 시정조치 나서
기초수급자 여부 등 고스란히 노출
시, 행안부 권고 따라 스티커 부착
5개 구·군에 관련 지침도 전달

'민생회복'을 구호로 전국에서 지급하고 있는 소비쿠폰 선불카드가 일부 지자체에서는 충전 금액이 적혀 나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여부가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 역시 카드에 금액을 적어 지급한 것으로 확인돼 시정조치에 나섰다.
24일 울산시에 따르면 각 구·군 동 행정복지센터에 배부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이하 선불카드) 우측 상단에 충전 금액이 표시돼 있다.
시의 1차 지급계획에 따르면 울산시민 108만명을 대상으로 권종별로 일반인 지급용 18만원권 25만8,930매, 차상위계층 지급용 33만원권 6,075매, 기초생활수급자 지급용 43만원권 3만7,825매 등 총 30만2,650매를 제작한다.
울산시민이라면 민생회복 지원금을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울산페이 중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이 중 선불카드는 농협은행(중구, 남구)과 경남은행(동구, 북구, 울주군)에서 제작한 카드를 행정복지센터에서 받아 금액을 충전해 지급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선불카드에 금액을 적은 것은 잘못된 배부를 막기 위한 장치였으나 금액별로 이용자의 경제적 수준을 유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최근 제기되며 논란이 됐다. 가게에서 선불카드를 건넬 때, 누구나 금액을 보고서 차상위계층, 기초생활수급자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앞서 부산, 광주 등에서 논란이 되면서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선불카드 구분에 대해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자 인권 감수성이 매우 부족한 조치"라 지적하며 즉각 바로잡도록 지시했다.
이에 관련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이 대통령 발언 당일 17개 시·도에 선불카드에 적힌 금액을 가리는 등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도 논평을 내고 즉각 개선을 요구했다. 시당은 "이미 광주, 부산 등 색상이나 금액별로 구분된 선불카드로 인해 한부모 가정, 차상위계층, 기초생활수급자 등 신원이 노출돼 전 국민적 비난을 받은 바 있다"라며 "그럼에도 울산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금액을 표기된 카드를 발급하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즉시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행정 편의가 아닌 시민 중심의 행정에 전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울산시는 5개 구·군에 행안부의 권고 사항을 전하고, 선불카드에 적힌 금액을 가릴 수 있도록 접착식 스티커를 구매한 뒤 부착하도록 했다. 다만 관련해 별도의 민원 접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울산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되기 시작한 21일부터 23일까지 3일 동안 지원금을 약 44만건 지급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