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답례품] 공룡나라에 딱 어울리는 공룡뿔컵, 재미있고 이색적이죠

정봉화 기자 2025. 7. 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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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 좋지 아니한가]
23. 고성군 답례품-땡스클레이 다이노스뿔컵

청년 도자기 예술가 이재림 씨
사회적기업 만들고 활동 확장
지역색 살린 창작·교육사업도

공룡뿔 손잡이 컵 개발해 인기
차별화된 상품으로 답례품 선정
"고성·청년 더 성장 시키고파"
공예가이자 땡스클레이 대표인 이재림 씨. /정봉화 기자
고성군에는 '공룡나라'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공룡세계엑스포'로 유명하다. 올해도 10월 1일부터 11월 9일까지 한 달 넘게 당항포관광지에서 엑스포가 열린다. 이처럼 고성군을 상징하는 '공룡'을 주제로 한 고향사랑기부 답례품이 있다. '다이노스뿔컵'이다. 공룡 뿔을 형상화해 손잡이를 만든 컵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청년 예술가의 창작품이다. 공예가이자 땡스클레이 대표인 이재림(42) 씨를 지난 22일 구만면에 있는 땡스클레이 사무실에서 만났다.
전시컵. /정봉화 기자

◇흙으로 먹고사는 '흙수저' = 땡스클레이(Thanks Clay)에도 수식어가 있다. '세상을 빚어내는 한 줌의 흙'이다. 자연친화적 재료인 흙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과 창조능력에 대한 고마움을 뜻한다. 

이 대표는 자신을 '흙수저'라고 표현했다. 태어나서부터 흙을 만지고 살아왔다. 어릴 때 장난감이 흙이었다. 지금도 흙으로 먹고사니 진정한 의미에서 흙수저라면서, 자신의 삶을 대변하는 로고에 애착을 드러냈다.

이 대표 고향은 김해시 진례면이다. 분청도자기 고장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 뒤를 이어 도예가 길로 들어섰다. 경남도 도자기 명장인 보천 이위준 선생이 그의 아버지다. 1980년대 초반 진례에서 가장 먼저 도자기를 시작했던 도예가 중 한 명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할아버지 때부터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이모 등이 도예를 해온 '도자기 집안'에서 자랐다.

10여 년 전 아버지를 따라 고성으로 이사 오고 나서 지금까지 주요 터전으로 살고 있다. 현재 땡스클레이 사무실도 아버지가 운영하는 '수로요 보천도예창조학교' 한켠에 자리 잡았다. 폐교를 활용해 도예 공방과 체험 공간으로 만든 곳이다. 

이 대표는 이곳에서 2013년 사회적기업으로 준비하고자 땡스클레이를 창업했다. 예비사회적기업을 거쳐 2017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창의 도자체험, 디자인제품 개발·제작·판매, 공예품 전시 등 도자예술 분야 전반을 다룬다. 초중고등학생을 비롯해 남녀노소 모든 이에게 맞춤형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잔디가 깔린 운동장 옆에 강당처럼 설치된 직사각형 건물 내부에는 작품전시실과 함께 널찍한 체험장이 있다. 도자를 구울 수 있는 가마시설도 갖춰져 있다. 

이 대표는 "많게는 200명까지 단체수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보니 체험 교육프로그램 위주로 운영한다"며 "한 번 다녀간 선생님들이 입소문을 내주셔서 프로그램 신청이 끊이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체험장. /정봉화 기자

◇독특한 디자인 특허 등록 = 이 대표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예과를 졸업하고 국내외 전시뿐 아니라 제34회 대한민국미술대상전 특선(2016년)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도예가이다. 전통적인 방식과 아울러 자신만의 현대적인 감각으로 도자기를 재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시도 가운데 하나가 다이노스뿔컵이다. 고성에서 활동하면서 지역과 관련된 상품을 고민하다가 2017년 개발했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특허청 등록을 마쳤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재됐다. 공룡 피부를 연상시키는 백피·호피·청피 무늬 3개 품목이 올랐다.

2023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에 답례품 공급업체 공모에 도전해보라는 제안을 받고 큰 기대 없이 신청했다가 최종 선정됐다.

이 대표는 "처음이라 문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해 프레젠테이션(제품 설명 발표)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보다는 농수산물 위주 다른 업체들과 워낙 차별화되다 보니 뽑힌 것 같다"며 웃었다.
다양한 다이노스 뿔컵 중 하나. /정봉화 기자

답례품 공모에서 고민은 색상이었다. 이 대표는 "그전에는 작품성을 추구하는 편이었다. 도예가로서 10개를 만들면 10개 모두 다른 느낌이 나오는 게 좋았다. 하지만 답례품은 사진과 똑같은 걸 받아야 하니까 수요 조사를 해서 가장 무난하고 안정적인 색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7개 색상 중 4개는 품절됐고, 3개 색상이 답례품에 올라있다.

뿔컵을 사용해본 기부자들은 그립감(손잡이를 잡거나 쥐었을 때 느낌)이 좋다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이 대표는 튀어나온 뿔 모양을 쥐락펴락하면서 일상의 중간중간 피로한 손을 지압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답례품에 등록되지 않았지만 공룡 모양이 새겨진 공룡컵도 인기다. 이 대표를 '10년간 먹여 살린' 디자인 상품이다. 역시 특허 디자인으로 등록됐다. 핸드페인팅 체험에 참가한 아이들이 자유롭게 색을 입혀 하나밖에 없는 컵을 만들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공룡 뿔을 하트로 형상화한 '하트 사우루스'를 새로 상표 등록했다.

그는 "사회적기업을 모티브로 시작하다 보니 정체성을 찾으려는 버릇이 있다. 디자인 등록을 숙제처럼 한다. 그런 게 쌓이다 보니 조달청이나 전통문화상품, 고향사랑기부 답례품 선정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 예술, 지역 = 이 대표는 '1인 다역'을 주저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예술가이자 기획자이다. 문화예술 활동뿐 아니라 창업·관광사업까지 한계를 두지 않는다. 낮에는 체험 수업을 진행하고, 저녁에는 특강을 하러 다니고, 그 사이사이 상품 개발과 생산시스템 구축 등 각종 사업을 처리한다. 

몇 년째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후원하는 레지던스(거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폐교된 삼산중학교를 리모델링해 새롭게 문을 연 '고성청년예술촌' 운영도 맡았다. 청년예술인 유입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할 목적으로 조성한 곳이다.

이 대표는 "청년예술가들을 대상으로 군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첫 레지던스 지원 사업이라 의미 있다"면서 "청년과 예술·예술과 지역을 넘나들며 거점 공간을 중심으로, 지역을 위한 로컬프로그램 등을 통해 고성과 청년을 한 단계 더 성장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땡스클레이 체험장 앞에서 이재림 대표. /정봉화 기자

올해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공모 사업인 '고성군 지역 문화예술 교육 기초거점 구축 사업'에 선정됐다. 지역 기획자 발굴과 양성, 예술인 성과 공유와 지역 협력체계 구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대표는 "남들이 보면 뭔가 많이 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만큼 떨어진다. 실패하거나 탈락한 폴더(자료)가 많다. 대신 언젠가는 되게끔 해놓는다. 새로운 것을 하더라도 처음 시작한 사업들을 꾸역꾸역 같이 가져간다. 고향사랑기부제도 취지가 좋으니 당장 성과보다는 길게 이어지길 바란다. 답례품이 적게 나가더라도 고향사랑기부제 정착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정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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