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자 문제(3) [말글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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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이라고 할지 이율배반적이라고 할지 하여튼) 재미있는 사실 하나.
반면, 남한은 한글 전용과 한자 병용 정책이 아침저녁으로 뒤바뀌고 한글 전용파와 국한 혼용파가 두 패로 갈라져 쌈박질하는 사이, 한자를 안다는 것이 엘리트나 권력층에 진입하는 입장권 역할을 해 왔다.
지금은 한자가 그런 문화자본의 힘을 잃었다.
그러니 한자 교육이 다수 국민의 언어생활에 필요한지 다시 검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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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역설적이라고 할지 이율배반적이라고 할지 하여튼) 재미있는 사실 하나. 북한은 ‘한문’이 필수다!
1948년 북한 정권 수립과 함께 김일성은 언어가 ‘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의 힘 있는 무기’이니 노동자나 농민이 알기 쉽게 쓰라고 교시한다. 곧이어 한글 전용을 실시했다. 한자를 폐지하고 어려운 한자어를 쉬운 말로 바꾸는 말다듬기 사업을 펼쳤다. ‘상전’(桑田)을 ‘뽕밭’으로, ‘석교’(石橋)를 ‘돌다리’로 바꾸는 식. 그런데 1954년부터 ‘한문’을 필수로 집어넣더니, 현재까지 계속하고 있다.(지금은 중고교 6년 과정을 고교(고급중학교) 3년 과정으로, 주당 2시간을 1시간으로 줄임.)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 전까지 한자가 섞인 신문을 읽던 남한 사람들에 비해 한자가 아예 쓸모가 없어졌을 텐데 학교에서 한자를 왜 가르치지, 싶은 거다.
반면, 남한은 한글 전용과 한자 병용 정책이 아침저녁으로 뒤바뀌고 한글 전용파와 국한 혼용파가 두 패로 갈라져 쌈박질하는 사이, 한자를 안다는 것이 엘리트나 권력층에 진입하는 입장권 역할을 해 왔다. 지금은 한자가 그런 문화자본의 힘을 잃었다. 그러니 한자 교육이 다수 국민의 언어생활에 필요한지 다시 검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필요 없는데 필요한 것이 있다. 영어 모국어 화자가 라틴어를 알면 영어를 더 깊이 이해하듯이, 우리에게 한자가 그렇다. 그게 우리말의 특성이자, 한국어를 모국어로 가진 우리의 운명이다. 나는 민주화 운동의 결실인 한글 전용에 찬성하지만 공교육에서 한자 교육을 훨씬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박쥐 같아 보이겠다.) 쓰기보다는 읽기 위한 한자 교육. 한글로 써진 낱말의 뒷면을 곱씹고 말뜻을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는 교육. 일주일에 1시간 필수.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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