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특혜인데…” 의대생 졸업 시점 “2월이냐, 8월이냐” 두고 ‘좌충우돌’

대학 총장-의대 학장단이 학년별 의대생들의 졸업 시점에 합의하면서 정부가 조만간 의대생 복귀 방안을 발표한다. 대학 총장-의대 학장단은 대학들이 의대 본과 3학년 학생들의 졸업 시점을 2027년 2월이나 8월 중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월 졸업안’은 압축 수업이 전제돼야 하고, ‘8월 졸업안’은 추가 의사국가시험(국시) 응시 자격을 부여해야 해 어떤 안을 선택해도 특혜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4일 취재를 종합하면 의대를 둔 대학 총장-의대 학장단은 대학들이 본과 3학년 학생들의 졸업시점을 2027년 2월이나 8월 중 자율로 선택하게 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대안으로 제시된 본과 3학년의 ‘2027년 5월 졸업안’은 특혜 논란 등을 우려해 폐기됐다. 본과 4학년의 졸업은 2026년 8월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는 예과 2년과 본과 4년 등 6년 과정을 거친다. 이중 본과 3~4학년은 임상실습에 나가고 국시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본과 3~4학년은 임상실습 52주를 채워야 국시에 응시할 수 있다. 대학총장-의대학장단 내부 논의에서 본과 3학년이 쟁점이 됐던 이유는 2년 동안 해야 할 수업과 임상실습을 1년 6개월으로 압축해 소화할 수 있는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의 입장이 갈렸기 때문이다. 교수진과 시설 등 여력이 되는 대학은 본과 3학년 수업을 압축적으로 진행해 2027년 2월 졸업을 하게 하자는 입장을 내세웠다.
현재 대다수 의대생들은 지난해 2월 말 동맹휴학에 들어간 뒤 1년 5개월간 수업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본과 3학년이 다음달부터 복귀해 2027년 2월에 졸업하는 ‘2월 졸업안’을 선택하는 대학에선 2년 과정을 1년 6개월에 마쳐야 한다. 사실상 6개월 교육 기간을 압축해주는 셈이다. 의대생들 사이에선 “어차피 본과 4학년 때에는 국시 준비를 하느라 마지막 6개월은 시험공부에 매진한다”며 특혜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대학생 커뮤니티 등에서 타과 학생들은 “학부생들에게 조기 졸업을 위해 한 학기(6개월)를 통째로 줄여주는 경우가 있었냐”며 특혜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8월 졸업안’도 특혜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본과 3학년 학생이 올해 8월 복귀해 2년 수업과 임상실습을 마친 뒤 2027년 8월에 졸업하면 정부가 추가로 국시 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국시 일정은 2월 졸업에 맞춰 있어서다. 정부는 “의사 배출을 위한 추가 응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의료계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이날 의대생 복귀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가 갑작기 취소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대학 총장-의대 학장단이 가져온 합의안을 교육부가 수용해 발표하겠다고 공지했지만, 국무조정실에서 “의견을 더 들어보라”고 의견을 내 브리핑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학사 유연화는 없다’던 정부가 기존 방침을 번복하고 특혜성 대책을 마련하니 교육과정이 뒤죽박죽되고 방안 마련이 지연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의료계에서도 정부가 의사 수급 논리만 내세우지 말고 의대교육 정상화 원칙을 명확히 세우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승준 한양대 의대 교수는 “학사 일정이라는 원칙은 한 번 무너지면 이후에는 다른 원칙도 무너지게 된다”며 “(본과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끔 하는 게 제일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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