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도 떴다…세계 CFA협회 요직에 첫 한국인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2025. 7. 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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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한국인 최초로 글로벌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협회의 이사회 거버너(Governor)로 취임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글로벌 CFA협회 회원총회에서 허 전 차관이 이사회 거버너로 공식 선임됐다.

허 전 차관은 CFA협회에 대해 "독특하고 선진화된 조직"이라고 평가했다.

허 전 차관은 한국 금융시장의 성장이 한국인 거버너 탄생의 밑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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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욱 전 기재부 차관, 이사회 거버너 취임
22일 글로벌 총회서 공식 선임
전세계 금융 전문가 14인 구성
K금융, 양·질 모두 성장한 덕분
한국 시장 매력 전세계 알릴 것
스테이블코인 부작용 살피며
점진적 도입하는 과정 필요해
허경욱 전 기재부 차관이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한국인 최초로 글로벌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협회의 이사회 거버너(Governor)로 취임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글로벌 CFA협회 회원총회에서 허 전 차관이 이사회 거버너로 공식 선임됐다. CFA협회 이사회는 금융전문가의 신뢰와 전문성을 증진하기 위한 각종 의사 결정에 최종 책임을 지는 기구다. 이사회 구성원은 공공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이사가 아닌 '거버너'로 지칭하며 보수를 받지 않는 명예직이다. 임기는 3년으로,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14명 정원으로 구성되는 CFA협회 이사회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미권 출신이 주축을 이뤄 왔다. 아시아에서는 과거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출신 거버너가 나왔으며, 최근 회원 수 증가에 힘입어 인도와 중국에서도 거버너를 배출했다.

허 전 차관은 CFA협회에 대해 "독특하고 선진화된 조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마치 중세 길드가 자신의 직업군을 위해 품질 기준을 설정하고 상업 발전을 이끌었던 것과 유사하다"며 "금융업계 전문 인력들이 자발적으로 협회에 참여하는데, 이는 금융업의 가치를 확신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한국 시장의 매력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국제 금융시장의 최신 동향을 한국에 소개하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행정고시 22회 합격 후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9년 한국 공무원으로서는 최초로 CFA 자격증을 취득한 기록도 갖고 있다.

허 전 차관은 한국 금융시장의 성장이 한국인 거버너 탄생의 밑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저도 자격이 됐겠지만 사실 한국 금융시장이 커진 영향이 크다"며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1800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국민연금은 1200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운용하는 세계 3위 연기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20여 년 전 고 노무현 대통령 당시 서울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하에 자산운용업을 중점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며 "이런 계획이 지금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허 전 차관은 새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국내 증시는 낮은 배당률, 중복 상장, 이익 터널링 등으로 소액주주를 소외시키면서 자금 유입이 제한된 측면이 있다"며 "이번 개혁은 부동산에 묶여 있는 자산이 금융시장으로 흘러오도록 하기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경영상 판단의 경우 배임죄가 적용되지 않도록 면책을 부여하고, 중소기업의 폐업·해외 이전·주가 하락 유도 등을 유발하는 이례적으로 높은 상속세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 전 차관에 따르면 CFA협회는 단순히 자격 시험을 운영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자격 보유자를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업스킬(직무 역량 향상)과 리스킬(새로운 역량 교육)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지속가능성 투자와 로보어드바이저,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내용이 시험에 업데이트됐다. 현재는 가상자산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부 논의가 활발하다.

허 전 차관은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서는 부작용이 통제되는지를 엄격하게 살피면서 점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민간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크립토 인플레이션'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와 달리 민간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통화정책 및 외환 통제 기능 약화, 블랙마켓 악용, 은행 비즈니스 모델 약화, 금융사고 위험 등 부작용을 잘 살피면서 점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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