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가공업체없어 전남 김 5천t 버렸다

박정석 기자 2025. 7. 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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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작 겹쳐 작년보다 106배 많은 양 폐기
가공 장비 노후화에 불법양식 횡행까지
시설 개선·신규 공장 유치 필요성 제기
道, 추경서 국비 확보…가공 능력 확대
올해 초 벌어진 '물김 폐기 사태'를 막기 위해 지역 내 가공 능력 확대 등 신속한 대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물김을 채취하고 있는 어업인의 모습. /전남 해남군 제공

올해 초 전남 서남해안에서는 어민들이 애지중지 키운 물김을 스스로 바다에 버리는 안타까운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에 바다에 버려진 물김만 5천t이 넘었다. 생산량은 늘어났는데 이를 수용할 가공업체가 부족해서다. 전라남도는 김 가공시설 확충 등 업계의 요구가 잇따르자 추경을 확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4일 전라남도·전라남도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남의 올해 물김 생산량은 44만 9천843t으로, 전국 생산량(57만 3천531t)의 약 78.4%를 차지했다.

전남 물김 생산량은 지난 2023년 42만 41t, 지난해 42만 7천188t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전남의 김 수출액도 2022년 1억 9천200만 달러, 2023년 2억 4천900만 달러, 2024년 3억 6천400억 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최근에는 김 생육에 적합한 환경이 지속되고 채취일수가 20일에서 15일로 단축됨에 따라 유례 없는 풍작을 거뒀다.

그러나 풍작은 공급 과잉으로 이어졌고, 이는 고스란히 어가 피해로 확대됐다. 올해 초 폐기 처리된 물김은 5천715t으로, 지난해 폐기량(54t)보다 무려 106배에 달했다. 시·군별로는 진도 2천673t, 고흥 1천525t, 해남 1천33t 순으로 폐기량이 많았다.

이같은 사태는 고흥, 완도를 중심으로 한 불법 양식 증가와 도내 가공업체 부족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김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광을 받으며 호황을 누리자 불법 양식장이 기승을 부린 것이다. 여기에 최근 수출 증가세에 발 맞춰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양식 면적을 1천658㏊ 늘렸고, 풍작까지 더해져 가격이 폭락했다.

올해는 가격이 폭락했으나 지난해에는 가격이 폭등해 도내 가공업체가 문을 닫거나 휴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전남도 내에는 마른김 가공공장 308곳이 등록돼 있으나, 이 중 61곳이 휴·폐업 상태다. 이들은 대부분 시설 노후화 혹은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업체다.

이에 따라 노후한 시설을 교체하거나 신규 공장을 유치해 늘어난 공급량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정부가 올해 626㏊ 규모의 양식장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어서 조속히 손을 쓰지 않을 경우 향후 폐기되는 물김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인정 전남도의회 의원은 최근 도정질문에서 "정부에서 양식 면허지를 늘린 만큼 과잉 생산되는 물김을 수용할 수 있는 마른김 가공 역량도 함께 성장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도내 마른김 가공업체 생산 능력 강화를 위해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남도의 김 산업의 미래는 단순히 생산량·생산액 중심의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발전과 어민과 기업 소득 향상을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남도는 이에 따라 정부 추경을 통해 확보한 국비 60억 원과 지방비 60억 원, 자부담 80억 원을 매칭, 총 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후화한 마른김 가공공장 시설 개선을 통해 가공 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박영채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올해 발생한 물김 폐기 사태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불법 양식장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휴·폐업 가공공장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신규 가공업체 유치를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정석 기자 p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