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아니지만, 마음은 제주로 향했다”.. 서울 한복판서 터진 기부의 반전

서울이지만, 제주의 이야기가 먼저 시작됐습니다.
돈이 아니라, 마음을 말했습니다.
그리움이 아니라, 방향의 문제였습니다.
24일, 수도권의 디지털 심장이라 불리는 경기도 의왕의 NH통합IT센터에 ‘제주 고향사랑기부제’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제주도와 농협이 함께 기획한 이번 캠페인은 제주와 도시, 그리고 개인을 다시 잇는 하나의 설계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보려는 시도였습니다.

■ 마음이 머무는 곳, 그게 고향이다
이날 제주자치도는 농협 제주본부와 함께 농협IT센터 임직원 등 수도권 직장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소개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그저 제도를 알리는 설명회가 아니라, 기부의 서사를 ‘제주’라는 장소로 끌어들이려는 시도였습니다.
행사장엔 제주 한돈, 올레길 치즈, 하우스 감귤 등 먹어본 적은 있지만 ‘기부를 통해 만나는 건 처음인’ 품목이 한자리에 전시됐습니다.
현장 참여자에게 탐나는전·기념품 등 디지털 기반 인센티브도 지급됐습니다.
“제주에 기부하면 제주가 돌아온다.”
슬로건은 없었지만, 구조는 조용히 말하고 있었습니다.

■ 기부는 끝이 아니.. ‘제주’로 이어지는 초대장
이번 행사는 ‘관계로서의 기부’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기부 자체보다, 그 이후에 열리는 경험에 집중했습니다.
기부자는 디지털 관광증 ‘나우다(NOWDA)’를 통해 책임 있는 여행을 약속하고 탐나는전과 관광 인센티브를 통해 제주 체류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9월부터 본격 시행될 이 제도는 ‘기부 → 약속 → 여행 → 지역 환원’으로 이어지는 닫힌 구조가 아닌 지속적인 순환 구조를 지향합니다.
지금 제주가 말하는 새로운 관광 문법이기도 합니다.
자매결연 단체, 동문회, 동호회 등 관계 기반의 그룹이 제주를 방문하면 최대 600만 원까지 탐나는전이 지급됩니다.
15명 이상이면 1인당 3만 원, 20인 이상이면 총 600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제주에 대한 기부가 추상적이지 않은 이유.
그 끝엔 사람이, 관계가 있었고 무엇보다 ‘제주’라는 아주 구체적인 공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IT센터에서, ‘기억’이 아닌 ‘목적지’를 물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제주에 대한 관심을 ‘기부’라는 방식으로 전할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참여가 제주의 가치와 삶을 연결하고 확장할 새로운 접점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주는 누군가의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함께 설계해갈 공간”이라며 “지역과 도시, 그리고 사람이 다시 연결되는 이 흐름에 많은 분들이 동참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IT센터에서 ‘제주’를 말한다는 건 낯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주가 꺼내 든 건, ‘그리운 고향’이라는 오래된 감상이 아니라 앞으로 도착해야 할 장소로서의 미래 서사였습니다.
익숙한 일상이 사람을 소모하는 도시에서 제주는 관계로 사람을 다시 엮고, 그걸 새로운 출발점으로 제안했습니다.
■ 고향사랑기부제, ‘행동’으로 기부를 이야기하다
제주는 억지 감동을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마음을 울리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스스로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꺼내들었습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금 사는 곳이 아닌, ‘가고 싶은 곳’에 기부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연간 2,000만 원 한도에서 참여할 수 있고, 10만 원까지는 전액, 초과분은 16.5% 세액공제가 적용됩니다. 기부액의 30% 이내에서는 지역 특산품이나 관광 상품 등의 답례품도 제공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고향사랑e음(https://ilovegohyang.go.kr), NH올원뱅크 앱, 그리고 전국 농축협과 NH농협은행 창구에서도 참여 가능합니다.
제주는 이번에 단 하나의 구조만 들고 서울을 찾았습니다.
설득도, 호소도 없었습니다.
‘기부’라는 행동이 어떻게 공간을 향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이었습니다.
“기억에 기대지 않고, 관계를 새로 짓는 방식이 필요했다.”
고우일 제주농협 본부장은 “이번 캠페인은 태어난 곳이 아니라, 스스로 향하고 싶은 곳을 고향으로 다시 정의해보려는 시도”라면서, “기부를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사람을 잇고 움직이는 실천의 매개로 작동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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