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박차고 창업 … 이젠 바이두·엔비디아와 나란히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5. 7.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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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30주년…시대가 다시 벤처를 부른다
K자율주행 대표 벤처기업
오토노머스A2Z 한지형 대표
현대차 다니다 2018년 창업
美 기술평가서 세계 11위에
UAE·싱가포르 잇단 러브콜
"혁신벤처 글로벌 진출 위해
기술보호심사 패스트트랙을"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가 자율주행 시뮬레이터에 앉아 설명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K자율주행 대표 벤처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가 오는 9월 아랍에미리트(UAE)에 1000만달러(약 138억원) 규모 합작법인 A2D(아부다비 오토노머스드라이빙)를 설립한다. UAE 국영 인공지능(AI) 기업 G42의 모빌리티 자회사인 스페이스42와 손잡고 UAE 교통청이 추진 중인 '2030년 대중교통 25% 자율주행화'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A2D는 2031년까지 자율주행차 총 1220대를 판매해 현지 대중교통의 20%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한지형 A2Z 대표는 24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지난해 GM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 G42의 낙점을 받았다"면서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은 미국·중국과 비교할 때 결코 뒤지지 않으며 충분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차 엔지니어 출신인 한 대표는 입사 10년 차를 맞은 2018년 동료 3명과 함께 A2Z를 창업했다. 창업 초기에 받은 벤처캐피털(VC) 투자금이 큰 역할을 하며 풀스택 자율주행 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솔루션부터 '레벨4' 무인 모빌리티 플랫폼 생산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K자율주행 기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순위에서는 세계 11위에 올랐다. 현대차 합작법인인 모셔널(15위)과 테슬라(20위)보다 높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유치금은 820억원으로 국내 자율주행 기업 중 압도적 1위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예비 유니콘' 15개사 중 한 곳이기도 하다.

한 대표는 "싱가포르에서도 이달 초 '동남아시아의 우버'라고 불리는 그랩과 손잡고 3.9㎞ 구간에서 24인승 자율주행 셔틀버스 운행을 시작했다"며 "한국 기업 최초로 싱가포르 자율주행 면허 M1을 취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기업이 좌핸들 기반 기술을 개발했던 반면 A2Z는 우핸들을 사용하는 싱가포르 현지 교통법규에 기반해 신속하게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현지 파트너사 혹은 글로벌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건 글로벌 유니콘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이 국가 핵심 기술이다 보니 해외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시 산업기술보호법 같은 복잡한 법률 검토 절차에만 1년 이상이 걸렸다"며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더 이상 못 기다리겠으니 다른 회사와 하겠다'고 얘기하는 해외 파트너사도 적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해외 진출 벤처를 위한 법률 컨설팅과 조속한 심사를 지원하는 '패스트트랙'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는 "유니콘 잠재력이 큰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산업기술보호 심사를 빠르게 처리하는 방식으로 행정 지연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 변호사는 벤처기업협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결성한 '벤처 서포터즈'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우수 인재 확보도 벤처기업의 고민거리다.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 기업이 막대한 자본력으로 인재를 빨아들이면서 국내 벤처기업의 기술인력난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해외 우수 엔지니어를 영입하려면 연봉을 10억원 이상 제시해야 하는데 국내 벤처기업 자금력으로는 불가능하다"며 "해외 유수 인재 유치와 연구개발(R&D)을 위해 가능성 있는 우수 기업에 정부의 R&D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2Z는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인 자율주행차도 직접 만든다. 한 대표는 "자체 개발한 레벨4 완전 자율주행차 'ROii'의 정부 성능 인증을 내년까지 확보하고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한편 매일경제신문은 벤처 30주년을 맞아 벤처기업협회·기술보증기금과 함께 '시대가 다시 벤처를 부른다' 기획 시리즈를 연중 진행한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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