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까지 1000척 이상”…K-조선, 美 다음 개척지는 印 [비즈360]

고은결 2025. 7. 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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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2030년 세계 10위 조선강국’ 선언
韓 조선업계, 현지 생태계 파트너로 부상
‘생산기지 다변화’ 측면서 印 활용 가능성
인도 코친조선소 전경. [HD현대 제공]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 등에 이어 인도 시장으로 협력 무대를 본격 넓힐 태세다. 인도 정부는 자국 조선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2030년까지 세계 10위, 2047년까지 5대 조선강국 진입을 목표로 설정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 가능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인도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주요 국영 조선소를 방문하는 등 현지 진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인도 최대 국영 조선소인 코친조선소와 ‘조선 분야 장기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오션 역시 코친조선소를 비롯해 힌두스탄조선소(HSL), L&T 쉽빌딩, 인도 항만해운수로부 관계자들과의 회담을 통해 협력 방안을 모색해왔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도 올해 2월 인도 시장 확대 계획을 밝히며 회원사들과의 진출 가능성을 점검 중이다.

印정부, 2040년 1000척 이상 상선 확보 목표

인도는 조선 생산 역량이 아직 중소형 선박에 치우쳐 있어 대형 상선 건조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에 자국 내 건조 역량을 보완하려 외국 조선사와의 협력 확대를 꾀해왔으며, 한국 조선사에 대한 기대도 크다. 특히 인도 정부는 2040년까지 1000척 이상의 상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올해 5월에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12척 확보 계획도 내놨다.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도 뚜렷하다. 인도는 ‘조선 금융지원정책(SBFAP 2.0)’을 통해 건조 선박에 대해 20~30%의 장기 고정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선박 기자재 수입 관세 면제, 국산선 우선 조달, 클러스터 조성 등 정책적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코친조선소의 경우, 인도 최초 항공모함을 자체 건조한 경험이 있으며, 2억달러를 들여 310m 길이의 대형 드라이도크를 건설하며 상선 수주를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조선소 클러스터 설립 계획…韓, 파트너 진입 가능성

특히 현지 정부는 2030년까지 2개 이상의 메가 조선소 클러스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인도 정부는 합작법인(JV) 허용 등을 포함해 구자라트주 DPA(Deendayal Port Authority)에서 조성 예정인 조선 클러스터 입찰을 재공고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입찰조건은 VLCC급 조선소 설계 및 건설 경험 보유 요건, JV·컨소시엄 금지 조항 등으로 국내외 중견 조선사 참여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JV 허용 시 국내 조선기업들이 유력 파트너로 평가된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이 단순 수주를 넘어 현지 조선산업 생태계 조성 파트너로 진입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보고서에서 “초기 일부 물량은 한국 등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이후 물량은 기술 이전 및 합작 생산 방식으로 인도 현지 전환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 방향과도 부합한다.

아울러 기자재 분야도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로 꼽힌다. 인도는 스마트 조선소 건설과 설계 소프트웨어, 자동화 설비, 대형 장비 등 첨단 인프라 도입에 관심이 높다. 국내 기자재 업체로선 모터, 펌프, 해양전자장비, 통신부품 등 고부가 장비의 수출이 기대된다.

‘생산기지 다변화’ 측면에서 활용 가능성

다만 지나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 조선업은 여전히 기본적인 생산성과 기술 인프라가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대부분의 조선소는 1만 DWT(선박 자체 무게를 제외한 순수한 화물 적재 용량) 이상 선박 건조도 어렵다. 정부의 수요 창출 의지가 높다고는 하지만, 초기에는 수주보다는 기술이전, 합작법인 등 협력 기반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업계도 이를 감안해 단순 수주보다 ‘생산기지 다변화’ 측면에서 인도 진출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일부 국내 조선사는 인력 수급 어려움, 중국과의 가격 경쟁 등 국내 여건을 고려해 인도 같은 저비용 국가를 생산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또 “인도 조선소는 대형 원양선 자체 건조는 어렵지만, 벌크선 등 중형선 중심의 대체 생산지로 활용된다면 중국에 내줬던 시장 일부를 회복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벌크선은 신조선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큰 선종임에도, 가격 경쟁력 문제로 수주를 중국에 내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중형선 재공략’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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