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김광현, 역사에 남을 두 좌완의 맞대결이 다가온다

18년을 기다려 온 꿈의 대결이 드디어 이뤄진다. 한화 류현진(38)과 SSG 김광현(37)이 역사적인 첫 맞대결을 벌인다. 우천 취소 등 다른 변수가 없다면 두 사람은 오는 26일 대전에서 열리는 한화-SSG전 각자 소속팀의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시대를 대표하는 두 좌완이다. 류현진은 2006년 데뷔 시즌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이후 줄곧 국내 최고 투수의 자리를 지켰다. 1년 뒤인 2007년 데뷔한 김광현은 그해 한국시리즈 4차전 8.1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를 시작으로 SK(현 SSG) 왕조 시대를 열어젖혔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그가 손에 낀 우승 반지만 5개다.
대표팀에서도 류현진과 김광현은 오랜 세월 마운드 중추로 활약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김광현이 준결승, 류현진이 결승전 선발 투수로 나가 우승을 이끌었다.
그런 두 사람의 맞대결이 이제껏 1차례도 없었다. 2010년 5월23일 한화와 당시 SK가 류현진과 김광현을 선발로 예고하면서 세기의 대결이 성사되는가 싶었는데 폭우로 경기가 취소되고 말았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둘은 마주하지 못했다. 김광현이 2019년 12월 내셔널리그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하면서 빅리그 가능성의 맞대결이 열렸지만, 불과 나흘 뒤 류현진이 아메리칸리그 토론토와 FA 계약을 맺었다. 김광현이 빅리그에 머문 2020, 2021 두 시즌 동안 세인트루이스와 토론토의 맞대결 자체가 없었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기대도 뜨겁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지금도 두 사람은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구위는 당연히 전성기만 못하지만, 그만큼 경험치가 쌓였다. 젊은 시절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이 6승 4패 평균자책 3.07, 김광현이 5승 7패 평균자책 4.01을 기록 중이다. 최근 컨디션도 좋다. 지난 20일 나란히 선발 등판해 류현진이 5이닝 무실점, 김광현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지난 20일 승리 후 김광현과 맞대결에 대해 “상대 타자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김광현을 신경 쓰다 보면 나도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이에 김광현은 23일 “(류)현진이 형이 신경 안쓰겠다고 했지만 분명히 신경을 쓸 거다. 그날 올해 최고 구속이 나올 거다”라고 응수했다.
류현진의 말처럼 일단 신경 써야 할 것은 상대 타자들이다. 두 사람 모두 올해 유독 각자의 팀을 상대로 고전했다. 류현진이 SSG 상대로 3차례 등판해 1승 2패에 평균자책 4.73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한화 상대 2경기에서 평균자책 4.91, 승리 없이 2패만 떠안았다.
한편으로 김광현의 말처럼 아무리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그러기가 어렵다. 한화와 SSG를 떠나 야구팬 전체가 들썩일 매치업이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두 좌완이 생애 첫 맞대결에서 어떤 결과를 남길지,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만남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류현진, 김광현과 비견할 만할 투수는 많지 않다. 그 둘의 맞대결이 이제 곧 펼쳐진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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