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만들어 조립" 건설업계, 모듈러 주택 사업 관심…과제도 산적

홍여정 기자 2025. 7. 2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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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홍여정 기자]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이 건설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 현장 인력 고령화 및 감소, 안전사고 등의 건설업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방안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다만 산업 초기 단계로 사업성이 부족하고 초기 투자비용 부담이 있다는 점이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자이 '티하우스' 투시도 ⓒGS건설

레고 공법 '모듈러'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모듈러 건축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건축물 일부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에 옮겨 조립하는 탈현장건설(OSC·Off-Site Construction) 공법이다. 기존 철근콘크리트(RC) 공법 대비 공사 기간 단축이 가능하고 작업이 실내에서 진행되는 만큼 기후 등 환경적인 요인에 관계 없이 시공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건설 폐기물이나 탄소 배출 등 환경적 부담에도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도 관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공공임대 모듈러 주택 1000가구를 발주했으며 올해 2000가구, 내년에는 3000가구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시공사에는 금융 지원 제도도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을 2조원 규모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GS건설은 자회사 자이가스트를 통해 모듈러 기술 개발 및 적용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 인천 강화도에 철골로 만든 모듈러 아파트를 선보였으며, 충남 아산 GPC공장에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을 활용한 2층 규모의 샘플하우스를 건립해 실증을 마쳤다. 추후 자체 개발한 목재와 철골 하이브리드 구조로 만든 모듈러로 자이 아파트 티하우스를 비롯한 부대시설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DL이앤씨는 2016년부터 공동주택 공사 내 소규모 골조 공사에 모듈러 기술을 도입해왔다. 2020년에는 아파트 경비실 공사에 모듈러 공법을 도입해 기존 두 달 이상 소요되는 공사를 30분 만에 설치했고, 2023년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국내 최초의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형 단지'를 준공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 로봇 AI(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친환경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과 모듈러 주택 생산 확대 협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키즈스테이션이나 자전거보관소 등 아파트 단지 부속시설에 우선 적용한 후 어린이집과 노인정 등 독립형 부속시설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활성화 되려면…물량 확대·분리발주 필요

다만 정부와 민간의 관심에도 활성화는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시장 사업성이 없다보니 기업들의 사업 참여가 적다. 모듈을 만드는 공장에 대한 시설 투자가 필요한 만큼 초기 투입 비용이 높다. 아직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발주 물량도 적기 때문에 투자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주택과 마찬가지로 설계와 시공을 분리 발주해야 하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모듈러 주택은 전기·소방 등 다양한 설비가 통합적으로 시공되는데 분리 발주로 진행돼 효율성을 저하시킨다는 지적이다.

실제 사업을 포기하는 기업도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그간 100% 자회사인 포스코A&C와 함께 모듈러 사업을 추진했지만, 최근 모듈러 영업 양도를 통해 해당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모듈러 공법의 장점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이윤홍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24일 진행된 '지속가능 모듈러건설산업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관련 기술을 가지고 접근을 했지만 아직 상용화가 되지 않는 이유는 영업이익 수반이 안되기 때문이다"며 "모듈러 공법이 이론적으로 안전과 품질 면에서 장점이 많지만 대규모 공사의 경우 비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콘크리트 타설 시간 제한, 공휴일 근무 금지, 제로 에너지 5등급 등 공사비 오르는 정책이 대다수다"라고 지적했다.

장형제 한양대학교 스마트융합공학부 교수는 "모듈러 산업은 공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설 투자 비용, 현재 납품체계와는 다른 하도급 협력업체 구축 등이 필요하다"며 "1년에 1~2건 바라보고 민간에서 투자하기는 어렵다. 민간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공공에서 물량을 늘려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RC조는 골조 진행후 마감 공사를 진행한다. 전기, 설비 등 분리 발주가 가능하고 감리 체계도 마찬가지다"며 "모듈러 공법의 경우 공장에서 통합적으로 공정에 들어가기 때문에 발주 방식을 분리해서는 안된다. 모듈러 품질 높일 수 있는 관리 체계와 발주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동혁 GS건설 프리패브(Prefab) 팀장은 "모듈러 건축은 공장에서 70~80%를 제작한다. 이는 이미 공장에서 70~80%의 금액이 발생한다는 말이다. 기성(현재 완료된 공사 분량을 기준으로 공사비를 지불받는 것)에 대한 인정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선급금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영민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 사무관은 "OSC 공법에 대한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장이 99%인 건설산업 체계를 바꾸는 일인 만큼 업계가 바라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라며 "2026년부터 연 3000호, 2030년부터는 연 5000호 규모로 공공발주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OSC 주택의 대규모 단지화를 목표로 250억원 규모의 연구용역도 추진 중이다. 업계 진입 장벽 해결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스포츠한국 홍여정 기자 duwjddid@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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