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위즈덤, 화려함 속에 감춰진 거포의 미약한 존재감

주홍철 기자 2025. 7. 24. 16: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장타, 그러나 승부처에선 침묵
-‘승리 기여도’는 외국인 타자 중 최하위
-High Lev+ 상황 12타석 무안타, 침묵의 방망이
사진은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 /사진=KIA 제공
장타는 많지만, 흐름을 바꾸는 ‘한 방’은 아직 부족하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위즈덤은 2025시즌 후반기, 팀 내 가장 강력한 장타 카드이자 가장 논쟁적인 타자다. 전반기 기록만 보면 성공적인 영입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의 무게 중심을 흔드는 ‘실질 기여도’ 측면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KIA에 합류해, 지난해 통합 우승의 주역이던 소크라테스를 대신했다.

전반기 71경기에 출전한 위즈덤은 타율 0.257(261타수 67안타), 21홈런 53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리그 2위, 장타율(0.563)과 OPS(0.923)도 모두 상위권이다. 조정득점창출력(wRC+)는 159.9로 전체 2위에 오르며, 리그 최정상급 장타자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숫자의 강렬함과 달리, 승부처에서의 해결력은 아직 물음표가 남는다.

KBO 자료에 따르면 위즈덤의 전반기 득점권 타율은 0.247, OPS는 0.788에 머물렀다.

다른 주요 외국인 타자들이 1.000을 넘긴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월별 흐름도 기복이 뚜렷했다.

3월 득점권 타율 0.500으로 출발했지만, 4월 0.222, 5월 0.077까지 급락했다. 중순 이후 약 20일간 부상으로 결장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은 남는다. 6월엔 0.286으로 반등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0.154로 주춤하고 있다.

특히, 9회말 끝내기 찬스나 연장전처럼, 긴장감이 극에 달한 순간엔 더 취약했다. 이른바 가장 긴장된 상황(HL+ 3.0 이상 지표 기준)에서 그는 올 시즌 12타석에 들어섰지만, 단 한 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했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방망이가 힘을 잃은 셈이다.

그 여파는 최근 LG와의 2연전(23-24일)에서도 이어졌다. 세 차례의 득점권 기회를 연이어 놓쳤고, 9회말 무사 1루에선 병살타로 흐름을 끊었다. 상위권 도약이 걸린 시리즈에서 8타수 무안타 2사사구 2삼진에 그쳤다. 연패의 중심의 한 켠에 그의 침묵이 있었다.

이런 탓에 그의 WPA(승리기여도)는 -0.07. 외국인 타자 중 최하위권이다. 장타는 많았지만, 그것이 팀 승리로 연결된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의미다.

다만, 위즈덤의 가치를 공격 성과에만 한정해선 곤란하다.

그는 수비에서도 꾸준한 기여를 이어왔다. 전반기 수비 기여 지표(dWAR)는 0.27. 외국인 타자 가운데서도 높은 편이다. 특히 김도영이 장기 이탈한 3루는 물론 1루 포지션도 소화하며 내야 수비의 균형을 지켰다.

현재 KIA는 46승 42패 3무로 리그 4위. 상위권 도약과 순위 수성 사이에서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최형우와 함께 리그 wRC+ 1·2위를 나란히 기록 중인 위즈덤에 대한 기대치는 자연스럽게 더 커질 수밖에 없다.

8월엔 ‘간판스타’ 김도영이 돌아온다. 그러나, 위즈덤의 배트가 식어 있다면 타선의 완성은 요원하다.

파괴력은 입증됐다. 문제는, 흐름을 뒤집는 그 한 방이다.

후반기, 위즈덤의 결정력이 KIA의 순위를 결정지을지 모른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Copyright © 광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