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서예가 솔뫼 정현식, 서울서 16번째 개인전 '알아차림-점을 쓴다' 개최

곽성일 기자 2025. 7. 2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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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모노하한남에서 수묵 점묘 작업 20여 점 전시…"점은 찍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
AI 시대 서예의 본질 탐구…"예술은 기술이 아니라 정신" 철학적 메시지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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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은 찍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입니다."

오랜 시간 문자와 사유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일구어 온 서예가 솔뫼 정현식이 오는 8월 6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용산구 모노하한남(MO-NO-HA 한남)에서 열여섯 번째 개인전을 연다. 전시 제목은 '알아차림-awareness-점을 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19년부터 꾸준히 발표해 온 수묵 점묘 작업의 정수를 집약한 자리로, '점'이라는 가장 작은 단위의 행위를 통해 존재와 예술, 수행과 인식의 본질을 사유한다. 전통 수묵과 아크릴이 혼합된 20여 점의 작품은 형상 너머의 울림을 전하며, 철학적 명상을 닮은 고요한 파장을 공간 가득 채운다.

정현식 작가는 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점은 순간에 대한 몰입이며, 숨을 쉬는 행위이고, 지금 이 자리의 '알아차림'이다."

그에게 점을 쓰는 행위는 단순한 기법이나 장식이 아니라 고정된 자아를 해체하고, 생의 의미를 되묻는 깊은 수행이다. 수십만 번의 점을 반복하는 그의 작업은 단조로운 듯하지만, 그 안에 미묘한 감정, 시간, 의식의 파동이 담긴다. 작가는 이를 '차이의 점'이라 부른다.

점은 '사리'이며, 침묵의 중심이다

정현식의 점은 명상에서 출발한 '알아차림(awareness)'의 시각화다. 선불교의 사유와 서예의 호흡이 결합된 그의 작업은 시공을 찌르는 침묵의 파문처럼 보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작가는 말한다.

"침묵은 곧 소리이고, 소리는 다시 점으로 귀결됩니다.

점은 시작도 끝도 아닌, 사리(舍利)처럼 응축된 정신의 결정체입니다."

그의 작품은 형상을 최소화하고 의미를 축적한다. 점 하나로 묵언의 시를 쓰고, 수묵의 여백 위에 생의 고요한 흔적을 새긴다. 이는 서예를 넘어선 추상적 개념미학이자, 동양정신과 현대 예술의 접점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전시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화두는 '예술의 본질'이다. 작가는 AI가 이미지까지 생성하는 시대에 서예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던진다. 낡은 틀, 익숙한 방식에 대한 반성과 함께 그는 말한다.

"예술은 기술이 아니라 정신입니다.

점을 쓰는 이유는 나를 깨우고, 세상을 깨닫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문자예술'의 미래와 그 정신적 깊이에 대한 성찰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솔뫼 정현식은 경북 경주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전업 서예가이자 문자예술연구자다.

1994년 이후 개인전 16회를 비롯해, 서체 개발 9종(솔뫼민체, 우리한자 등), 서예문화상·경북문화상 수상, 해인사, 안동 봉정사 등 주요 문화재 현판과 주련 제작, 영국 황태자 방문기념 휘호, 동국대·불국사승가대 외래교수,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 등 활발한 창작과 연구, 교육 활동을 병행해왔다.

현재 솔뫼 문자예술연구소(경주)를 운영하며, 서예의 이론과 창작을 아우르는 실험적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