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서 굶어 죽은 사람만 111명···구호단체 “이스라엘 규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구호물자 유통을 봉쇄해 기아 위기가 심화하며 국제기구와 구호단체에서 이스라엘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국경없는의사회, 국제앰네스티 등 111개의 인도주의 단체들은 이스라엘 정부에 가자지구 기아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구호물자 공급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봉쇄로 식량과 물, 의료품, 임시 거처, 연료 등이 방치되어 있다”며 “구호 물품 전달의 제한과 지연으로 인해 가자지구 내에서는 혼란과 기아가 초래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중, 구호 활동가들도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을 위협을 무릅쓰고 배급을 받기 위한 줄에 합류하고 있다”고 했다.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소아과 의사인 아흐마드 알파라는 “3일 동안 식량이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며 “굶주린 아이들이 병원으로 오고, 일부는 영양실조로 치료 중 사망했다”고 BBC에 말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가자지구의 기아 위기와 관련해 “인위적인 조치, 봉쇄로 인한 대규모 기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배고픔에 울며 잠들고 식량 배급소는 폭력의 장소가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부터 미국이 지원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제한적으로 구호물품을 배급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배급소에 모여든 가자지구 주민들을 향해 공격하면서 배급소 인근에서는 계속해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유엔 관계자는 GHF 배급소에 모여든 가자지구 주민 1000여명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당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영양실조 등으로 11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90만명의 어린이가 굶주리고 있으며 7만명은 영양실조 증상을 보인다고 했다.
데이비드 멘서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가자지구에는 이스라엘 때문에 발생한 기근이 없고, 하마스가 조장한 인위적인 기근만 있다”며 “구호단체들이 거짓 경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에 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배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4일 최근 가자지구 휴전안에 대한 하마스의 답변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협상 회담에 참여한 이스라엘 관계자는 “하마스의 대응이 실망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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