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면 죽는다" 정책감사 잔혹사…변양호부터 문신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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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 폐지를 지시한 정책감사가 시작된 건 노무현 정부(참여정부) 때다.
2003년 참여정부 출범 직후 감사원은 정책 결정 과정 자체를 감사 대상으로 삼는 '정책감사'에 나섰다.
정책감사에 착수한 감사원은 2006년 6월 외환은행 헐값 매각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변 전 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매각 사건은 감사원이 정책 결정을 문제 삼아 형사 절차까지 연결한 최초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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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 폐지를 지시한 정책감사가 시작된 건 노무현 정부(참여정부) 때다.
2003년 참여정부 출범 직후 감사원은 정책 결정 과정 자체를 감사 대상으로 삼는 '정책감사'에 나섰다. 당시 전윤철 감사원장은 "정책 결정은 공적 자원의 집행이므로 합리성과 절차의 타당성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첫 작품이 신용카드 사태였다.
취지는 좋았으나 부작용이 컸다. 당대의 합리적인 판단도 시간이 지나 결과가 나쁘면 책임을 물었다. 적극적으로 정책을 입안한 동료들이 처벌 또는 징계받는 모습을 본 공무원들은 '복지부동'으로 일관하기 시작했다. '감사리스크'라는 새로운 공포에 직면한 관료들은 결정을 미루거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이런 폐습을 낳은 정책감사의 대표적인 사례가2003년 '론스타 게이트'로 알려진 '외환은행 매각' 사건이다. 공무원들이 적극적인 행정에 나서길 두려워 한다는 의미의 '변양호 신드롬'이라는 용어가 여기서 유래했다.
변양호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현 VIG파트너스 고문)은 외환은행을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매각하는 협상을 주도한 책임자였다. 정책감사에 착수한 감사원은 2006년 6월 외환은행 헐값 매각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변 전 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변 전 국장은 구속됐고 수 년 간 재판에 시달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0년 10월 변 전 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그 전까지만 해도 감사원이 감사 대상이 됐던 공무원들에게 법적·형사적 책임까지는 묻지 않았다. 하지만 외환은행 매각 사건은 감사원이 정책 결정을 문제 삼아 형사 절차까지 연결한 최초의 사례다. '정책감사 잔혹사'의 출발점이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최재해 감사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3.19.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4/moneytoday/20250724165703824kayf.jpg)
이후 감사원의 정책감사는 정권의 강력한 통치 수단으로 활용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감사는 정치적 의미가 커졌다. 이명박 정부는 공무원의 복지부동을 막겠다며 취임 첫해인 2008년 '적극 행정 면책 제도'를 도입했다. 고의나 중과실이 없이 소신을 갖고 행한 정책 판단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같은 해 감사원은 정연주 전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에 대한 감사를 벌여 그를 해임했다. 회사의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원의 조정 권고를 받아들인 것을 배임으로 본 것이다. 면책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진 순간이다.
박근혜정부 역시 감사원이라는 칼을 매섭게 휘둘렀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자원개발에 대한 감사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도 적폐 청산을 구실로 정책감사를 전방위로 실시했다. 수많은 공무원들이 고초를 겪었다.
윤석열 정부에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표적이었다. 감사원은 2020년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둘러싼 감사에서 "경제성 평가가 부적절했다"는 결론을 냈다. 이로 인해 당시 탈원전 정책 실무를 지휘했던 문신학 전 산업부 원전정책국장은 감사원의 고발로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2024년 5월 대법원은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문 전 국장을 고발한 감사원은 이번에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문 전 국장을 이재명 정부 초대 산업부 제1차관으로 발탁해 실추됐던 명예를 회복시켰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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