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북한은 적인가 위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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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주적 논쟁이 가열되자 국방부는 "위협이라는 표현이 포괄적이라 북한을 주적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노무현 정부는 국방백서에서 주적 대신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수위를 낮췄다.
문재인 정부는 아예 북한을 빼고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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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정부가 간혹 ‘국방목표’를 수정하는 경우가 있다. 1994년 3월 10일이 그랬다. 대한민국이 유엔에 진출하고 중국, 러시아와 수교할 때다. 국방의 존재 이유인 △국가보위 △평화통일 뒷받침 △지역안정과 세계평화 기여는 그대로 뒀다. 다만 탈냉전의 변화에 맞춰 안보를 침해하는 세력은 달리 기술했다. ‘적의 무력침공’에서 ‘외부의 군사적 위협과 침략’으로 범위를 넓혔다.
□ 9일 뒤 북한이 "서울 불바다" 으름장을 놨다. 한반도 위기가 전례 없이 고조됐다. 국방목표에 ‘적’ 대신 넣은 ‘위협’을 놓고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래서 이듬해 국방백서에 ‘주적’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다. 주적 논쟁이 가열되자 국방부는 “위협이라는 표현이 포괄적이라 북한을 주적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적이든 위협이든 북한이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후 30년간 정권의 대북기조에 따라 ‘적-주적-위협’이 혼용되면서 잊을 만하면 논란이 불거졌다.
□ 노무현 정부는 국방백서에서 주적 대신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수위를 낮췄다. 문재인 정부는 아예 북한을 빼고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했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라고 강도를 높였다. 북한 주민은 제외했다. 이후 박근혜·윤석열 정부도 같은 입장을 취했다. 당연히 현재 주적 표현은 국방백서에서 빠진 상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일 "철저한 주적 관점"을 외치며 다그치는 것과 차이가 있다.
□ 이재명 정부 첫 내각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은 무려 5명의 장관 후보자에게 "북한은 주적이냐"고 물었다. 당초 질문이 틀렸다. 주적이라고 장단 맞출 필요가 없었다. 그럼에도 야당 의원의 주장에 수긍하거나 적이라고 답한 경우에는 무난히 넘어갔다. 반면 북한은 위협이라고 버티거나 애매하게 말을 흐리면 공방이 벌어졌다. 계엄과 탄핵으로 미뤄진 새 국방백서가 연말쯤 나올 전망이다. 용어를 따져가며 또다시 시끄러울지 모른다. 하지만 굳건한 안보태세와 장병들의 대적관에 도움 되지 않는다면 부질없는 일이다.
김광수 논설위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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