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이름 여러 차례 언급”···트럼프 지지층 여론 악화는 계속

배시은 기자 2025. 7. 2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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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전광판에서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에 관한 내용이 송출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이른바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에서 여러 차례 언급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부인하고 여론을 잠재우려 하고 있으나 관련 의혹은 점차 거세지는 중이다.

팸 본디 법무장관과 토드 블랜치 법무차관 등은 지난 5월 백악관 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해당 문서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과 교류했던 많은 이들 수백명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들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담겨있었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이 회의에서 법무부 관계자들은 아동 성착취물과 피해자의 개인 정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 국장도 해당 문서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언급되어있다고 다른 정부 관리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엡스타인 파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맥락에서 언급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파일의 기록에 언급된다고 해서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아니다”고 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이미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 중 상당수에 대통령의 이름이 언급되어 있었기 때문에 백악관은 놀라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다는 증거는 없다”고 CNN에 말했다.

스티븐 청 백악관 홍보국장은 해당 보도에 관해 “WSJ의 이전 기사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가짜 뉴스 ”라고 밝혔다. WSJ는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2003년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외설적인 그림을 그린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보도를 부인하며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WSJ의 기자들과 해당 언론사의 소유주인 루퍼트 머독을 상대로 100억달러(약 14조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그간 엡스타인 파일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모순된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이 ‘본디 장관이 엡스타인 파일에 당신의 이름이 등장한다고 말했냐’고 묻자 “아니다. 간단한 브리핑만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후 공화당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분열이 일어나는 등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엡스타인 파일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 관한 음모론 등으로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 애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인 ‘러시아 게이트’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어진 법원과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결정을 내렸다. 하원 감독 소위원회는 이날 엡스타인의 전 연인 길레인 맥스웰이 수용돼 있는 플로리다 교도소에서 증언할 것을 요구하는 소환장에 관한 동의안을 의결했다. 민주당 의원뿐만 아니라 공화당 의원 3명도 이 의결안에 동의했다. 플로리다 연방법원의 로빈 로젠버그 판사는 이날 엡스타인에 관한 2005년과 2007년 대배심 조사 기록을 공개해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했다. 법무부는 엡스타인 파일로 격앙된 여론을 달래고자 해당 기록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억만장자 금융인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된 후 2019년 교도소에서 자살했다. 엡스타인 사망 이후 관련 유력 인사들이 그를 살해했다는 음모론 등이 번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겠다고 말해왔다. 지난 2월 본디 장관은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이 자신의 책상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무부가 지난 7일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과 비난 여론이 커졌다.


☞ WSJ “트럼프, 엡스타인 50번째 생일에 외설적인 축하편지 보내”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181200001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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