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곧 상륙…강력해지는 비만 치료제, 의료·산업 '판' 흔든다

박정렬 기자 2025. 7. 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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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처방약 매출/그래픽=이지혜

비만 치료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5년 뒤 글로벌 매출 상위 10개 의약품 중 절반이 '위고비'와 같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외에서 '위고비 대항마'로 불리는 '마운자로'가 다음 달 국내 출시를 예고하면서 연관 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비만 치료제 광풍…2030년 '글로벌 1위'
24일 한국바이오협회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보고서를 인용해 2030년 글로벌 매출 10대 의약품 전망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만·당뇨병을 치료하는 GLP-1 계열 약물은 2024년 이후 매출액이 연평균 20% 이상 증가해 2030년 전체의 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 일리아일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와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는 5년 후 연간 618억 달러(약 84조 6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 순위로는 각각 1위(363억 달러), 3위(255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매출액은 295억 달러였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위고비 출시 심포지엄 사전 행사장에 외고비 모형이 전시돼 있다. 2024.10.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위고비·마운자로와 같은 GLP-1 계열 약물은 입맛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유도한다. 췌장에 작용해 혈당을 조절할 수 있어 비만은 물론 당뇨병 치료제로도 쓰인다. 특히 마운자로는 여기에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라는 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쳐 더 강력한 효과를 나타낸다. 임상 시험에서 72주 차 평균 체중 감소율이 20%로 위고비(14%)보다 높았다. 비만 시장에 대한 파급력도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부작용 관리 등 '새 시장' 열려
의료계와 제약·바이오 업계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의 사용 증가로 인한 부작용 관리, 질병 지도 변화 등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웅제약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최근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의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우루사는 간 문제뿐 아니라 '급격한 체중 감소를 겪은 비만 환자의 담석 예방'에 효과가 있다. 체중이 급격히 줄면 콜레스테롤양이 증가하고, 식사량 감소에 따라 담즙이 정체돼 담석이 만들어지는데, 우루사가 이를 예방한다. 지금까지는 체중을 그만큼 많이 줄이는 사례가 드물었는데 위고비·마운자로의 등장에 힘입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대웅제약 우루사 제품사진./사진=대웅제약


차세대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보유한 한미약품은 베이글랩스와 함께 디지털치료기기(DTx)를 접목한 비만 관리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운동·식이요법 등의 정보를 제공해 비만 치료제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강재현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은 "근육이 빠지는 근감소증은 비만 치료제로 인한 대표적인 부작용"이라며 "이를 예방·관리하기 위해 GLP-1 계열과 디지털 치료기기를 연계하는 시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의료계에서는 체중 감소로 인한 피부 처짐, 주름 등을 개선하기 위해 피부·미용·성형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위고비가 승인된 이후 미국에서 필러, 보툴리눔톡신(보톡스), 리프팅 시술이 급증했다. 사이즈를 줄인 새 옷을 구매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패션 업계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비만 치료제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건강기능식품이나 체형 관리 등 '병원 밖' 비만 치료 시장은 장기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반대로 비만 치료제 사용 증가에 따른 부작용 관리 등에 있어 병·의원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재헌 이사장은 "심뇌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허리디스크와 같은 동반 질환의 예방·관리에도 비만 치료제가 쓰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병원 내' 전문적인 관리가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료비 절감과 평균 수명 연장으로 인해 보험업계도 생명·연금 분야의 명과 암이 갈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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