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대전환 시대, 대구 기업은]<1>‘인공지능 전환(AX)’ 속도 올리는 대구
AI(인공지능)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됐다. 현재 AI는 제조업과 바이오 등 전통산업의 체질을 빠르게 바꾸면서 미래를 여는 중요한 열쇠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기업의 경우 막상 'AI 전환(AX)'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지, 어떤 방법론을 택해야 하는 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구지역에서는 산업현장에서 느끼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보다 폭 넓고 촘촘한 지원체계가 구축돼 있다.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가 이미 몇 년 전부터 발빠르게 지역산업의 특색을 고려한 AX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지역 산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AX 현장을 점검한다.
◆인공지능 전문기업 육성 통해 AI 산업생태계 확대
대구시의 'AX 첫걸음'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는 대구테크노파크와 함께 2022~2023년 2년간 지역특화산업인 수송기기·기계소재부품 산업에 AI 기술을 융합하는 사업을 펼쳤다.

이 사업에는 삼보모터스, 에스엘, 케이비아이메탈, 경창산업, 케이비와이퍼시스템, 피에이치에이, 상신브레이크, 평화산업 등 지역 자동차부품 분야 8개 업체가 수요기업으로 참여했다. 2023년 말 대구로의 본사 이전 및 자율생산 데모공장, 공동연구실 건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447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 업무협약을 맺은 인터엑스를 비롯해 빅웨이브에이아이, 제이에스시스템 등 AI 전문기업 8개 사도 참여해 수요기업의 제조현장 AX를 적극 도왔다.
실제 수요기업으로 참여한 지역의 수송기기·기계소재부품 기업들은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을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AI 기술 공급기업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산업현장 실제 데이터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개발, 새로운 가능성을 열면서 산업과 AI를 연결하는 초기 사업 진출의 기회도 손에 넣었다.
◆수요·공급기업의 '윈윈'
AI 기술 공급기업인 유비엠텍은 리베팅 공정용 AI 기반 자동제어시스템 개발로 수요기업인 피에이치에이의 생산효율을 향상시켰다. 도어래치·도어모듈·도어힌지 개발·생산업체인 피에이치에이는 유비엠텍과 손잡고 AI 및 빅데이터 기반 리벳팅 가공공정에 AI 기반 품질예측 및 '서보 축(Servo Axis)' 위치제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보 축은 서보 모터로 정밀하게 움직임을 제어하는 회전 또는 직선운동 축이다.
피에이치에이는 기존에 금속 리벳을 사용해 부품끼리 연결하는 리베팅 공정에서 차종 변경이나 공정환경 변화 등으로 설정값 변화가 필요할 때 이를 수동으로 직접 입력했다. 이 때문에 공정이 지연되거나,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불편함이 뒤따랐다.

AI 자율제조 솔루션 공급기업인 인터엑스와 전기차 감속기 및 자동변속기 샤프트 생산업체인 이노테크는 AI 기반 컴퓨터수치제어기(CNC) 가공불량 예측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노테크는 최근 몇 년간 제품생산 핵심인 CNC의 고장이나 불량으로 발생하는 손실이 가장 큰 문제였다. 생산과정에서 CNC 전문 오퍼레이터의 숙련도에 따라 가공인자 값이 달랐고, 이럴 경우 제품치수의 불량 발생을 피할 수 없었다.
양 사는 AI 기반 CNC 가공불량 예측시스템을 통해 앙상블 기법을 도입했다. CNC를 포함해 공구 전반의 수명이나 교체시기를 미리 파악함으로써 제품의 불량과 생산성을 대폭 개선했다. 불량 예측시스템 마련 이후 생산효율은 기존의 60%에서 80%까지 상승했고, 주력 생산품인 볼램프의 불량률도 0.4% 가량 낮췄다.

◆AI로 여는 제조 혁신의 길…지속가능한 제조 AI 생태계 조성
대구시는 지난 몇 년간 AI 생태계 확대에 힘을 쏟았지만, 뿌리산업 기반의 제조업 중심이란 지역 산업 구조상 한계가 뒤따랐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부처와 연계한 지역 지원이 반드시 필요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시는 지난 5월 전국 11개 지자체 간의 경쟁을 뚫고 중소벤처기업부의 '2025년도 지역특화 제조데이터 활성화 사업'에 선정되면서 지속가능한 제조 AI 생태계 조성에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

대구테크노파크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스마트제조혁신'을 실현하는 전문가집단인 엠아이큐브솔루션과 AI 응용 및 빅데이터사업 전문기업인 아크릴, 제조 AI솔루션 개발지원 현장형 지역혁신기관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함께한다.
대구테크노파크는 사업기획·운영·총괄기관으로 기업 모집 및 지원 프로그램 운영, 네트워크 운영 및 성과 확산을 도모한다. 엠아이큐브솔루션은 표준데이터 수집·관리체계 구축, 지역특화 제조 AI서비스 포털 개발, AI 시뮬레이션 서비스 및 KAMP 연계기능 개발, 제조 데이터셋 및 AI 활용 가이드북 제작 및 배포 등을 맡는다. 아크릴은 플랫폼 기반 인프라 구축, 유지 관리, 챗봇서비스 개발 등을 수행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현장 컨설팅, 교육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자동화 넘어 지능화로 'DAX(디지털 전환+AI 전환)' 가속

제조데이터에 특화된 LLM(초거대언어모델)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도 마련된다. 복잡한 AI 판단도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해석이 가능하다. 또 이유와 맥락까지 제시해 AI 솔루션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향상시킨다. 따라서 현장 작업자나 관리자도 AI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기업에는 AI 솔루션 개발 및 실증을 돕는다. 단일실증, 교차실증, AAS(Asset Administration Shell, 자산관리쉘) 실증, AI시뮬레이션 실증을 추진한다. 올해는 수송기계 분야, 2026년에는 일반·정밀기계, 2027년에는 금속기계로 나눠 연도별로 집중 지원한다. AI 솔루션 현장 지원 및 기업 맞춤형 전문기술 컨설팅으로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 기업체질 개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도 마련된다.
조경환 대구테크노파크 AX산업본부 스마트제조혁신센터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 제조업의 낮은 디지털 전환율과 노후공정, 고령화 인력 등 구조적 한계를 개선할 계획"이라며 "제조데이터 표준화, AI 기술 실증, 데이터 기반 생산성 향상 등으로 지역산업 고도화 및 기업 경쟁력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km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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