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복마전으로 변질된 부산 북항재개발…檢 시행사 등 16명 기소

신심범 기자 2025. 7. 2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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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동북아 물류 허브의 중심지로 조성한다는 꿈을 안고 추진된 북항재개발 사업을 향응이 난무하는 수 백억 원대 비리 판으로 전락시킨 민간 개발업자들과 브로커, 부산항만공사(BPA) 관계자 등의 전모가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이들은 생활숙박시설과 같은 ‘돈 되는’ 사업을 성사시키려 뇌물을 주고 받는 한편 입찰 정보는 물론 사업자를 채점할 심사위원까지 제멋대로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북항재개발 비리 사건과 관련한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 범행 개요도. 부산지검 제공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국원 부장검사)는 해당 비리 사건과 관련해 전(前) BPA 투자유치부장 A 씨와 시행·시공사 임원 및 브로커 등 6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입찰 부정에 가담한 시공·시행사 임원들과 재판에서 위증한 건축설계사사무소 관계자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해당 비리는 BPA가 이곳 상업업무지구 D-2, D-3 구역의 토지를 공개경쟁입찰에 부쳐 매각하는 과정 전후에 일어났다.

재판에 넘겨진 이들 중 A 씨 등 8명은 2018년 3월~11월 BPA 공모지침서와 입찰 평가위원 후보 명단의 유출·선정을 협의하는 한편 생활숙박시설 건축 계획을 숨긴 채 관광숙박시설(호텔) 건축·운영 사업계획서를 부산시에 제출하는 특정 컨소시엄이 D-3 구역을 낙찰받도록 만든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애초 BPA는 사업 취지에 맞춰 이곳에 주거용 변질이 쉬운 생활숙박시설을 도입할 계획인 업체에겐 낮은 점수를 주도록 내부 지침을 세웠었다.

이들의 낙찰을 돕기 위해 BPA 재개발추진단장이었던 B 씨(사망)는 사업계획 평가 직전 문제의 컨소시엄에 참여한 시행사 측에 평가위원 후보 풀을 유출하곤 위원 추천을 부탁했다. 시행사 추천 6명 중 5명은 실제로 선정됐다. 위원들은 해당 컨소시엄에 최고점을 줬고, 이들은 D-3 구역을 얻었다.

이 컨소시엄의 시행사는 D-2 구역 또한 낙찰받고자 제2의 회사를 내세워 또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또 이 시행사는 D-3 구역 시공사가 D-2 구역에도 중복 입찰한 사실을 은폐하려 다른 건설사 명의로 입찰에 참여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이 같은 범행에도 해당 시행사는 D-2 구역 컨소시엄에 참여한 또다른 금융사의 중복입찰 문제로 두 구역 모두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한편 시는 2019년 8월~10월 해당 컨소시엄이 낙찰받은 사업계획과는 다른 생활숙박시설 건축허가가 신청되자 BPA에 경위를 물으며 의견을 요청했다. 이를 두고 A 씨는 해당 컨소시엄이 처음부터 생활숙박시설 사업계획으로 낙찰받은 것처럼 거짓말해 회신했다. 이를 믿은 시는 2020년 4월 생활숙박시설 건축을 허가했다. 이후 이들은 2021년 3월께 생활숙박시설 등을 분양해 약 8235억 원(순이익 약 77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는 2021년 5월~2023년 2월 B 씨에게 용역 계장으로 꾸민 11억 원의 뇌물을 줬다. 또 BPA 등을 상대로 하는 청탁에 나서기로 한 미국인 사업가 겸 브로커 C 씨에게 150억 원을 지급하고, 또다른 브로커 D 씨에게는 명의시행사(SPC) 청산수익의 10%인 40억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D 씨 재판에서 시· BPA 등을 상대로 ‘대관 작업’을 벌이려 인허가 대행업체와 계약한 사실을 두고 허위 증언한 건축설계사사무소 관계자 또한 기소됐다.

C 씨의 경우 2017년 3월~6월 이곳 D-2구역 부지를 수의계약으로 사들일 목적으로 전시·체험관 ‘마블 익스피리언스’ 운영 권한이 있는 것처럼 BPA를 속여 임대차계약을 맺은 혐의도 받는다. C 씨는 문제의 시행사 대표로부터 BPA 간부 등에 대한 청탁을 맡는 조건으로 150억 원을 수수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해당 시행사 대표는 자신에게 제기된 핵심 혐의 중 하나인 ‘심사위원 선정’을 두고 자신이 아닌 C 씨의 영향일 수 있다고 재판을 통해 주장한다(국제신문 지난 17일 자 6면 보도).

검찰은 “시행사 측 컨소시엄 관계자들은 조직적으로 다양한 수법으로 부당 낙찰에 가담, BPA의 부지 공급 대상자 선정 업무를 방해한 사실을 확인됐다”며 “시행사 측의 사업 시행 이익 환수 방안을 치밀하게 검토해 시행사 측이 업무방해 혐의로 취득한 합계 540억 원 상당의 재산에 대한 몰수, 추징보전 조치하고 브로커의 재산 129억 원 상당에 대해서도 추징보전 조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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