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세 세계 최고령 약사 히루마 에이코, '100세 할머니 약국'으로 인생 지혜 전수

곽성일 기자 2025. 7. 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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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약국 골목에서 수십 년간 현장 지킨 인물…올해 봄 102세 나이로 영면 전까지 이야기 담아
기네스북 등재, 컴퓨터·스마트폰 활용하며 "배움은 몸과 마음을 젊게 해주는 약" 철학 실천
100세 할머니 약국
100년을 살아낸 약사의 말에는 시간의 무게와 생의 통찰이 묻어난다. 일본 도쿄의 약국 골목 한편, 수십 년간 조용히 사람들의 곁을 지켜온 히루마 에이코 약사(1923~2025)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배움'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봄, 102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기 전까지 남긴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건넸다. 제목은 『100세 할머니 약국』.

히루마는 생전에 '세계 최고령 약사'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오랜 세월 현장을 지킨 인물이다. 그에게 장수와 활력의 비결은 특별하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자세, 변화에 대한 유연함, 그리고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전부였다. 그는 컴퓨터와 스마트폰도 스스럼없이 다뤘고, 화상회의를 통해 업무를 보며 "배움은 몸과 마음을 젊게 해주는 약"이라 즐겨 말했다.

히루마 에이코 약사.연합
책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다. 젊은 시절 도쿄 대공습을 겪고 폐허 속에서 가족과 함께 약국을 재건했던 기억, 아흔다섯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다시 걷기 위해 노력했던 일상, 고객과 나눈 따뜻한 이야기들, 그리고 약사로서 삶의 마지막까지 품었던 책임감과 배려가 소박하고도 단단한 문장으로 담겨 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대목은 '과거에 머물지 않는 태도'다. 그는 '그때가 좋았지'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대신, 지금의 시간을 사랑하고자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은 충분히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그의 고백은 모든 세대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삶의 난관 앞에서는 잠시 멈춰 숨을 고르라는 조언,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라는 당부, 누구도 쉽게 꺼내지 않는 고언(苦言)들도 책 곳곳에 흩어져 있다. "잔소리는 '일절'만 하라",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 "남을 바꾸려 애쓰기보다 나를 다스리라"는 말은, 100년을 살아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조언이다.

『100세 할머니 약국』은 그저 오래 산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사람에게 건네는 인생의 지침서다. 마음이 지칠 때, 삶이 복잡해질 때,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