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4명 한꺼번에 살해한 美대학원생…판사가 범행동기 안 밝힌 이유

김유진 2025. 7. 2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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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이다호주에서 대학생 4명을 살해한 범죄학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사는 아무리 못해도 코버거가 범행 사유를 실토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는 상반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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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에 집중하다 보면 피의자에게 정당한 사유나 영향력을 제공하게 된다”

아이다호주 보이시 지방법원 스티븐 히플러 판사
2025년 7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의 에이다카운티 법원에 출석한 브라이언 코버거. 코버거는 2022년 아이다호대학교 재학생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 4회를 연속 선고받았다. [EPA]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대학생 4명을 살해한 범죄학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던 ‘범행 동기’는 법정에서도 드러나지 않았다. 법원이 이유 있는 침묵을 택한 이유에 이목이 쏠린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다호주 보이시 지방법원의 스티븐 히플러 판사는 23일(현지시간) 4건의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브라이언 코버거(30)에게 가석방 없는 ‘4연속 종신형’을 선고했다.

코버거는 이에 대해 항소하거나 재심을 요구할 권한도 없다. 앞서 이달 초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사형 구형을 면하는 내용으로 검찰과 형량 조정에 합의했다.

코버거는 2022년 11월 13일 새벽 아이다호주 모스카우 대학가의 한 주택에 침입해 집 안에 있던 아이다호대 학생 4명을 사냥용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 에이다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브라이언 코버거의 선고 공판 중 증언을 마친 뒤 포옹을 받고 있는 생존자 딜런 모턴슨(오른쪽). [EPA]

코버거는 범행 6주 뒤 펜실베이니아의 부모 집에서 검거됐다. 당시 크리스마스를 맞아 부모를 방문 중이었다고 한다.

당국은 휴대전화 위치정보와 폐쇄회로TV(CCTV) 등을 활용해 코버거의 위치를 추적했으며, 부모 집 쓰레기통에서 찾아낸 면봉과 범행 현장의 칼집에서 나온 DNA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코버거의 범행을 입증했다.

코버거는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8개월 전에 미리 온라인에서 샀다. 범행 당일에는 본인의 승용차를 타고 범행 현장 주변을 여러 차례 맴돌았다. 범행 후에는 승용차를 깨끗하게 치워 증거 인멸까지 시도했다.

당시 28세였던 그가 아이다호대 근처의 워싱턴주립대(WSU)에서 형법학과 범죄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해당 범죄와의 연관성을 둘러싼 추측들이 나눔했다.

이날 법정에서 코버거는 시종 무표정한 얼굴로 일관했다. 선고 전 최종 진술 기회가 주어지자 “정중하게 거절하겠다”고 대답한 게 유일한 육성이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의 에이다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브라이언 코버거의 선고 공판 중, 희생자 매디슨 모건의 아버지 벤자민 모건(오른쪽)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EPA]

“지옥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당신은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살인자.” 이날 피해자의 유가족들은 재팬 방청석을 가득 채우고 울분 섞인 고함으로 절규했다.

그러나 이날 법정에서 코버거의 살해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범행 동기를 밝히도록 명령할 권한이 있지만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사는 아무리 못해도 코버거가 범행 사유를 실토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는 상반된 결정이다.

이날 히플러 판사는 이날 코버거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며 “입에 담기도 어려운 악행을 ‘누가’ 저질렀는지는 이제 분명하다. 그러나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영영 알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이해하고 싶은 다른 분들의 갈망에는 공감하지만, ‘왜’에 집중하다 보면 코버거에게 정당한 사유나 영향력을 제공하게 된다. 피고인의 증언에 매달리게 될수록 피고인이 갈망하는 스포트라이트나 관심, 권력을 주게 된다”고 범행 사유를 규명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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