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본과 협상에 직접 등판···막판 ‘거래의 기술’ 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일 무역 협상 마지막 단계에 직접 등판한 사진이 화제다.
미국 CNBC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대화 중인 흑백 사진을 게시하며 “트럼프 대통령 책상에 있던 일본과의 무역협정 내용이 마커로 수정돼 있다”고 짚었다.
해당 사진은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지난 22일 엑스(X)에 올린 것이다. 사진 속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본 측 관세 협상 총괄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과 대화 중으로, 책상에는 ‘일본, 미국에 투자하다’(Japan Invest America)라는 제목의 문서가 놓여 있다. 4000억 달러라는 숫자를 지우고 손으로 5000억 달러라고 적은 게 보인다.
일본이 4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제안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즉석에서 5000억 달러로 수정하며 추가 양보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사진 속 문서에 이익 공유 비율이 50%로 인쇄돼 있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소셜미디어에서 발표한 일본과의 무역 합의 내용은 일본이 미국에 5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이 투자 이익 90%는 미국이 가져간다는 것이어서 사진과는 차이가 있다.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이 장관급에서 협의한 내용을 보고받은 뒤에 일본에 더 많은 양보를 압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 통신은 “마지막 순간에야 협상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다만 백악관은 문서상 수치가 달라진 배경에 대해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고 CNBC는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무역 대표단을 집무실로 데려와 방대한 협상을 했다. 일본은 힘든 협상 상대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했다”고 소개했다.
미국과 일본의 무역협정 성사는 빠르게 이뤄졌다. 당초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지난 21일 미국에 도착했지만, 미 측 협상단인 베선트 장관과 만남 일정조차 잡지 않은 상태여서 빈 손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이끄는 일본 여당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참패한 것도 협상 동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 장관, 베선트 장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까지 만나며 반전을 이뤘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극적 진전의 배경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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