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AI 100조 투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안되려면

전병수 기자 2025. 7. 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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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개발한 AI 반도체 '레니게이드(RNGD)'가 LG의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EXAONE)' 구동에 활용된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 모델 구동에 국산 AI 반도체가 적용된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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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개발한 AI 반도체 ‘레니게이드(RNGD)’가 LG의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EXAONE)’ 구동에 활용된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 모델 구동에 국산 AI 반도체가 적용된 첫 사례다. 국산 AI 인프라 구축의 첫 발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세계 시장 1위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과 달리 시장 점유율이 3%도 되지 않는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00조원의 국부펀드를 조성해 AI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정부도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첫 공식 선거 운동 일정으로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를 방문했고, 정부 출범 이후 정태호 국정기획위원회(국정위) 경제1분과 위원장을 포함한 국정위 관계자들은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을 찾아 AI 반도체 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업계에서는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산업과 달리 AI 반도체 생태계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반도체를 개발하고 양산하는 데 수천억원이 투입되지만, 스타트업이 이 같은 자금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반도체 초기 수요를 정부가 끌어주는 게 유효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AI 산업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이를 구동하는 하드웨어 생태계도 뒷받침돼야 한다. 미국에는 AI 반도체 시장을 휩쓸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고, 중국도 정부 지원에 힘입어 화웨이 등 AI 반도체 설계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외산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우리도 하루빨리 AI 반도체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

다만, 정부 지원이 실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타트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만한 기술력과 상업성을 갖췄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엔비디아와 AMD, 퀄컴 등에 견줄 만한 성능을 갖췄다며 AI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 딥엑스, 모빌린트 등의 대표 제품들은 이미 양산됐거나, 출시를 앞두고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대규모 공급 계약이 체결됐다는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라는 것이다.

테크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 경쟁력은 시장의 수요로 입증된다. 정부 지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으려면, 지원에 앞서 스스로 수요를 창출하고, 나아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먼저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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