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무죄 받은 '위믹스 유통량 조작'…판결문 들여다보니
위믹스와 위메이드 주식 상관관계 인정 안해

가상자산 위믹스(WEMIX) 유동화를 중단한다고 허위로 공시했다며 기소된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번 판결의 쟁점은 유동화 여부가 아닌, 장 전 대표의 발언이 위메이드 주가에 영향을 미쳤는지였습니다. 왜 이런 결론이 나오게 되었는지 1심 판결문을 살펴봤습니다.
위믹스 유통 인정했지만…
재판부는 지난 15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장 전 대표와 위메이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장 전 대표가 2022년 1월 위믹스의 유동화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힌 뒤 같은해 3월부터 10월까지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방법으로 약 8677만개의 위믹스를 유동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을 속여 위믹스 가격 하락을 방어하고, 위메이드 주가 하락 방지를 목적으로 이러한 행위를 했다고 봤습니다.
유동화의 개념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대개는 가상자산을 처분해 현금화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위믹스 유동화 관련 허위 공시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검찰은 장 전 대표의 행위를 두고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거래와 관련해서 부정한 수단과 계획, 기교를 사용하거나 시세의 변동을 도모할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그러나 위믹스를 비롯한 가상자산은 금융투자상품으로 인정받은 바가 없습니다. 재판부 또한 부정거래행위와 관련해 문제가 된 금융투자상품은 위메이드 주식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장 전 대표의 발언이 위메이드 주식 투자자를 기망해 그 이익을 침해하는지를 주로 살폈지요.
결국 장 전 대표의 발언이 허위인지, 펀드투자 후 테더(USDT) 등 스테이블코인으로 회수하는 방식이 유통에 해당하는지는 이 사건의 쟁점이 아니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위믹스의 거래와 관련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상황에서 발언하고도 유통행위를 한 사실은 증거에 의해 인정된다"고 했지만 집중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위메이드 주식에 위믹스 영향 적다"
재판부는 장 전 대표와 위메이드의 행위가 모두 위믹스 이용자에 대한 것이지, 위메이드 주식 투자자에 대한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봤습니다. 위믹스를 처분한 건 어디까지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사용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위믹스 유통량이 위메이드 주식 유통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도 봤습니다.
위믹스가 위메이드의 주력상품이며, 위믹스 가격과 위메이드 주가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위믹스를 비롯한 블록체인 사업이 위메이드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2%에 불과하고, 위믹스를 유동화하더라도 위메이드 주가가 상승한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또한 위메이드의 주가 상승은 어디까지나 2021년 출시된 게임 '미르의 전설4 글로벌(이하 미르4 글로벌)'의 성공과 유동성 증가에 따른 주식시장의 호황에 영향을 받았다고 봤습니다. 미르4 글로벌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게임이지만 이는 참작되지 않았습니다.
장 전 대표와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처분화하거나 유동화한 목적이 주가 상승이라면, 위믹스 유동화 중단 발언은 자산증가 방안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오히려 알리지 않고 위믹스를 유통한 건 주가 상승요인이 아니냐는 것이죠. 가상자산법 적용 전 사건
법조계에서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하 가상자산법)을 적용했더라면 재판의 쟁점이 달라졌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상자산법에서는 가상자산에 대한 시세조종을 불공정거래 혐의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가상자산법은 2024년 8월, 즉 이 사건 이후에나 제정돼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1심 판결이 나온 후 검찰은 항소했지만, 장 전 대표는 당분간 어깨의 짐을 던 것으로 보입니다. 장 전 대표는 위메이드에서 사임한 후 넥써쓰의 대표를 맡아 웹3.0 플랫폼 '크로쓰 플레이'를 비롯해 가상자산 크로쓰(CROSS)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스테이블코인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장 전 대표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위믹스 투자자들과 위메이드 주주들 모두 마음고생이 컸을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본인의 X(옛 트위터)에서도 "아무도 걸어보지 못한 미래를 향해 자유롭게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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