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어 이후 최고령 등판..‘45세 노장’ 리치 힐의 시계는 여전히 움직인다[슬로우볼]

안형준 2025. 7.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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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힐이 빅리그 21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통산 14번째 유니폼을 입은 힐이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리치 힐은 7월 2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호투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5이닝을 3실점(1자책)으로 막아냈다.

이날 경기는 힐의 시즌 데뷔전이었다. 준비부터 늦었던 힐은 후반기에야 시즌 첫 등판을 가졌다. 힐은 지난 5월 15일 캔자스시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두 달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루키리그(2G), 트리플A(9G)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힐은 마이너리그 11경기 50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5.22의 인상적이지 못한 성적을 썼지만 빅리그에서는 달랐다. 이날 컵스의 강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90구를 던지며 6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2회말 내야진이 흔들리며 투구 수가 늘어나고 비자책 실점도 2점이나 기록된 것을 감안하면 수비만 도와줬다면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할 수도 있었던 힐이다.

시즌 데뷔전을 치른 힐은 빅리그 21번째 시즌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현역 최고령 선수인 힐은 45세 나이에도 선발투수로 호투하며 자신이 여전히 빅리그에서 충분히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날 힐이 기록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88.9마일. 지난해(86.3마일)보다 오히려 훨씬 빨라진 수치였다.

1980년생 좌완 힐은 정말 독특한 형태의 커리어를 가진 투수다. 1999년, 2001년, 2002년 세 번이나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해 프로에 입문한 힐은 시작도 늦었고 커리어 초반도 어려웠다. 고교 신인으로 참가한 1999년 드래프트에서는 신시내티 레즈에 36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 진학을 선택했고 2001년에는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A)에 7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계약하지 않았다. 그리고 2002년 컵스의 4라운드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힐은 2005년 25세 나이로 컵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마이너리그에서 특급 기대주 평가까지는 받지 못했던 힐은 데뷔시즌 10경기 23.2이닝을 경험했고(ERA 9.13) 2006년에는 17경기 99.1이닝, 6승 7패, 평균자책점 4.17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그리고 2007년 컵스 로테이션을 지키며 32경기 195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3.92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다소 늦은 27세 나이였지만 첫 풀타임 시즌에 규정이닝, 3점대 평균자책점, 10승을 모두 달성한 힐은 빅리거로 무난히 안착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008년부터 길고 긴 부상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2008년 제구 난조로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뒤 허리 부상을 당한 힐은 그 해 빅리그에서 19.2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2009시즌에 앞서 트레이드로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한 힐은 2009년에는 팔꿈치와 어깨 부상을 당했고 결국 시즌 종료 후 팀에서 방출됐다. 2010시즌에 앞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빅리그 콜업을 받지 못했고 6월말 옵트아웃으로 팀을 떠난 뒤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다. 보스턴에서 나쁘지 않은 피칭을 펼쳤지만 2011년 팔꿈치 부상을 당해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012년에도 팔꿈치 부상 여파에 시달렸다.

결국 2012시즌을 끝으로 보스턴을 떠난 힐은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에인절스, 뉴욕 양키스를 거쳐 다시 보스턴으로 돌아왔지만 계속 부상에 시달렸다. 보스턴에 처음 입단한 2010년부터 다시 보스턴으로 돌아온 2015년까지 5시즌 동안 빅리그에서 겨우 104.2이닝을 투구하는데 그쳤다.

부상과 싸우는 동안 힐은 35세 노장이 됐다. 2005-2015년 11년간 빅리그에서 기록한 성적은 201경기 500이닝, 26승 23패, 평균자책점 4.54. 2007시즌을 제외하면 메이저리그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둔 적이 없었다.

하지만 36세 시즌이던 2016년 반전이 일어났다. 애슬레틱스에서 14경기 76이닝, 9승 3패, 평균자책점 2.12의 호성적을 거두며 여름 시장에서 LA 다저스로 트레이드 됐고 다저스에서 강력한 팀 전력의 지원을 받으며 맹투를 펼쳤다. 2019시즌까지 4년간 다저스에서 69경기 361.1이닝, 30승 16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한 힐은 이후 미네소타 트윈스, 탬파베이 레이스, 뉴욕 메츠, 보스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등을 거치며 40세가 훌쩍 넘어서도 빅리그 마운드를 지켰다.

36세 시즌부터 44세 시즌(2016-2024)까지 9년간 기록한 성적은 185경기 909이닝, 64승 51패, 평균자책점 3.72. 전성기 나이보다 훨씬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대기만성'의 대명사가 됐다.

다만 성적은 꾸준히 하락했다. 2021시즌까지는 상위 선발급의 기량을 유지했지만 보스턴에 세 번째 입단한 2022시즌부터 성적 하락이 시작됐고 2023시즌에는 32경기 평균자책점 5.41로 부진했다. 지난해에는 8월에야 보스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빅리그 4경기에서 3.2이닝,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최근 성적이 아쉬웠던 만큼 올해도 겨울 시장에서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5월에야 캔자스시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빅리그 첫 등판에서는 제 몫을 해내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무려 14번째 빅리그 팀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힐은 이날 '저니맨의 대명사'인 에드윈 잭슨과 타이 기록을 이뤘고 캔자스시티 구단 역대 최고령 등판 기록을 갈아치웠다. 45세 나이로 빅리그 마운드에 오른 힐은 2012년 5월 49세 191일 나이로 마지막 등판을 했던 제이미 모이어 이후 메이저리그 최고령 등판 투수가 됐다.

아직 시즌은 두 달 이상 남아있다. 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남은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힐이 46세 나이로 내년에도 현역 생활을 이어가게 될 수도 있다.

커리어 내내 규정이닝을 단 한 번(2007) 밖에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빅리그에서 21시즌을 뛰며 45세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힐이 과연 언제까지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지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힐의 시계는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자료사진=리치 힐)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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