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사퇴, ‘명심’은 박찬대?…당권 구도 흔들릴까
총대 메고 정리 역할 했다는 관측 제기
일부 당원 사이서는 비판 분위기 읽혀
노종면 “박찬대, 동료인데 힘들지 않았겠나”
정청래 “동지, 비 함께 맞는 것…강선우 위로”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박찬대 의원이 23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4/dt/20250724053129631dohc.jpg)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의 변수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 후보자가 사퇴 의사를 밝히기 17분 전 당대표 후보 박찬대 의원이 공개적으로 결단을 촉구하면서 ‘명심’(이재명 대통령 의중)의 향방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의원은 23일 오후 3시30분쯤 페이스북에 “동료 의원이자 내란의 밤 사선을 함께 넘었던 동지로서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며 “강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적었다.
당내 인사 중 강 후보자의 거취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인물은 박 의원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강 후보자를 감싸는 기류가 이어졌다.
그러나 박 의원은 “이제 우리는 민심을 담아 한 발자국 더 나아가야 하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며 “깊이 헤아려 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의 글을 올린 지 17분 뒤인 3시47분쯤 강 후보자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강 후보자는 “함께 비를 맞아줬던 사랑하는 민주당에도 큰 부담을 줬다”며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진심 한 켠 내어 응원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 마음, 귀하게 간직하겠다”고 했다.
시간순으로만 보면 박 의원의 요구 이후 강 후보자가 사퇴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이에 이 대통령과 당 투 톱으로 호흡을 맞췄던 박 의원이 총대를 멨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강 후보자가 현역 의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대통령이 직접 지명을 철회하거나 자진 사퇴를 요구하기 부담스러운 구조에서 박 의원이 사실상 정리 역할을 했다고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 등으로 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최근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4/dt/20250724053129978vopd.jpg)
일각에선 박 의원이 대통령실과 모종의 조율 속에서 먼저 움직였다는 시각도 있다. 강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다만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났지만 ‘대통령실과 교감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강 후보자와 사전에 의견을 주고받았나’라는 취지의 질문에는 “따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박 의원과 함께 당대표 후보로 나선 정청래 의원은 모두 선거 과정에서 명심을 내세웠다. 하지만 두 사람은 강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는 미묘한 입장차를 나타냈다.
보좌진에 이어 피감기관을 상대로 한 예산 갑질 의혹 등에도 당은 엄호에 나섰지만 박 의원은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개인적으로는 지지하지만 정부와 대통령, 국민의 뜻을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정 의원은 지난 15일 “발달장애 딸을 키우는 엄마의 심정과 사연을 여러 차례 들었었다. 강선우는 따뜻한 엄마였고 훌륭한 국회의원이었다”며 “강선우 곧 장관님, 힘내시라”고 공개 지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의원이 결과적으로 여론을 읽고 대통령실의 고민을 정확히 짚은 듯한 모습을 연출하며 명심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갔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실시한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과 영남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순회 경선에서 박 의원은 정 후보에게 다소 밀렸으나 이번 일이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강 후보자에게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박 의원에 화살을 돌리려는 분위기가 포착된다.
그러나 박 의원 측 노종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은 비공개로 충분히 의사를 말할 수 있고 조언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며 “여론을 살핀 결과 자칫 위험해질 수 있고 정리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입장 발표를 해야 한다고 결심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노 의원은 “박 의원이 끝까지 힘들어 했던 게 대통령의 인사권 문제라는 점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지만 어찌 됐든 동료 의원이지 않나. 같이 의정 활동을 해야 하는데 오죽 힘들지 않았겠나”라며 “개인적으로는 (강 후보자가) 조금만 빨리 결심했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거란 아쉬움이 크다”고도 했다.
강 후보자가 사퇴 의사를 밝히자 박 의원은 “결단을 내려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 의원도 “결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된다. 정 의원은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 주는 것"이라며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하고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다친 마음을, 이번 논란 과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 모두를 위로한다"고 했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2@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구2만 남태평양 섬나라’ 팔라우…그곳에 美망명 신청자 보낸다는 트럼프
- 8명 목숨 잃은 제석산 구름다리, 결국…“폐쇄 후 안전시설 설치”
- 산청 집중호우 실종자 추정 80대 스님 시신 발견…사망 13명·실종 1명
- “가슴 옆구리 총상으로 장기손상”…아버지 사제총기에 살해된 아들 부검
- 키즈카페 놀이기구 ‘철심’에 이마 찢어진 3세 남아…“사과도 못 받았다”
- “가정불화 때문에”…아들 총기 살해한 아버지 “유튜브서 제작법 배웠다”
- 산사태 때 토사에 밀려나온 90대 할머니, 손자가 700m 업고 뛰어 살렸다
- 사우디 ‘비운의 왕자’ 20년간 혼수상태 끝에 사망
- ‘BI마약 혐의 무마’ 양현석, 징역 6개월·집유 1년 확정
- “사람 떠내려간다” 신고…광주천 신안교 부근서 이틀째 수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