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C] 이재명 대통령께 주말 치킨 주문을 권합니다

박경담 2025. 7. 24.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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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주말 저녁으로 즐겨 먹는 치킨을 시키면 245㎖ 콜라 한 캔을 덤으로 주던 유명 프랜차이즈가 얼마 전부터 1,000원을 받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라면 한 개에 2,000원이 진짜냐"며 서민 물가 잡기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에게 소비자로서 퇴근길이나 주말 슈퍼, 편의점에서 라면·과자를 사거나 치킨을 주문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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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게티이미지.

주말 저녁으로 즐겨 먹는 치킨을 시키면 245㎖ 콜라 한 캔을 덤으로 주던 유명 프랜차이즈가 얼마 전부터 1,000원을 받기 시작했다. 단골 피자집도 더 이상 콜라를 공짜로 주지 않는다. 배달비, 배달플랫폼수수료가 부담이라 콜라 값이라도 줄여 보려는 가게 주인의 판단이 있었을 테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생각이 들었다가 응당 무료로 여겼던 서비스에 돈을 쓰려니 아쉬운 마음이 움텄다.

하루 벌이가 빠듯한 자영업자 사정을 감안하면 콜라가 대수냐고 넘길 법한 일에 딴죽을 거는 이유는 비슷한 경험이 쌓여서다. 몇 개 집어먹지 않았는데 금세 동난 과자, 다 먹을 즈음 별미처럼 나오는 초코가 크게 줄어든 아이스크림콘 등등.

제품 가격을 유지하면서 잘 보이지 않는 용량 등을 줄여 가격을 올린 거나 마찬가지인 슈링크플레이션을 최근 몇 년 사이 많이 겪고 있다. 기업 쪽에서 보면 윤석열 정부가 한창일 때 제품가를 높이기 어려워 선택한 고물가 대처법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왠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이제 기본이 아닌 콜라를 보며 이재명 대통령을 떠올렸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라면 한 개에 2,000원이 진짜냐"며 서민 물가 잡기를 주문했다. 이어 당정은 가공식품 인상 최소화 등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먹거리 가격은 유권자가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일 소재 중 하나이다 보니 물가 제어를 위한 이재명 정부의 움직임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12·3 불법 계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국정 공백을 틈탄 식품 기업, 외식 프랜차이즈의 가격 인상을 고려하면 물가 억제 메시지는 인위적이다. 한참 빗나간 처방이어서다. 이미 가격을 올린 기업에 가공식품 물가 제동 엄포는 의미 없다.

식품 기업은 그동안 미뤄 왔던 가격 인상을 해 실리를 챙기고, 정부는 물가를 신경 쓰고 있다는 생색을 내니 어찌 보면 척하면 척이다. 다른 정권 말기에 먹거리 물가가 뛰고 다음 정권에서 이를 견제했던 일을 봐왔던 터라 정부와 기업이 약속 대련을 펼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번에 제품 가격을 높인 기업 중 앞서 용량도 줄였던 곳이 있지 않을까. 이 대통령의 물가 잡기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그저 가격만 건드릴 게 아니라 이 질문에서 출발했어야 한다. 슈링크플레이션을 맛본 이상 앞으로 먹거리 가격을 높이는 기업 전략은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피해를 보는 이는 이러나저러나 소비자다. 시늉에 그친 물가 대응을 바로잡는 첫걸음. 이 대통령에게 소비자로서 퇴근길이나 주말 슈퍼, 편의점에서 라면·과자를 사거나 치킨을 주문해 보길 권한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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