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기술 배워야” 취업난속 ‘유턴 입학생’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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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한 김요한 씨(31)는 올해 3월 한국폴리텍대 전기에너지시스템과에 입학했다.
이 씨는 "팬데믹 기간에 대학을 다녀서 실험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더군다나 현재 배터리 업계 불황으로 취업이 쉽지 않았다"며 "미래 전망이 밝아 보이는 바이오 기업, 제약사 등에 취업하려고 바이오의약시스템과에 입학했다. 실습이 많아서 6개월 동안 대학 4년간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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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텍대 유턴입학 5년새 8.8%P↑
“반년간 실습, 대학4년보다 더 배워”
“대학 교육-일자리 미스매치 탓… 구인-구직난 악순환 되풀이” 지적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중국 현지 사업을 축소하는 기업이 늘면서 중국어 관련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 중국어라는 주특기를 살리기 어렵게 된 김 씨는 기술을 배우기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김 씨는 “중국계 기업은 아예 한국인을 뽑지 않았고 중국 사업을 하는 국내 기업에선 급여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중국 관련 전망이 장기적으로 좋지 않아 보였다. 차라리 오래 일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고 다시 대학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거나 직장을 다니다 전공을 바꾸기 위해 다시 직업교육을 받는, 이른바 ‘유(U)턴 입학생’이 늘고 있다. 구직자의 희망 연봉이 기업이 제시하는 수준보다 높아 취업을 어렵게 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도 이런 상황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폴리텍대에 입학한 유턴 입학생은 2020학년도 1280명에서 올해 1489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입학생 중 유턴 입학생 비율도 같은 기간 16.4%에서 25.2%로 8.8%포인트 증가했다.

이공계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취업하지 못해 다시 전공을 바꿔 직업교육을 받는 사례도 있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재료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이모 씨(25)는 50개가 넘는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단 3곳에서만 최종 면접에 오를 수 있었다. 이 씨는 “팬데믹 기간에 대학을 다녀서 실험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더군다나 현재 배터리 업계 불황으로 취업이 쉽지 않았다”며 “미래 전망이 밝아 보이는 바이오 기업, 제약사 등에 취업하려고 바이오의약시스템과에 입학했다. 실습이 많아서 6개월 동안 대학 4년간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고 했다.
● 대학 교육과 일자리 불일치에 악순환 반복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미취업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취업 준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는 취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직무 관련 업무 경험 및 경력 개발 기회 부족’을 꼽았다. 반면 기업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으로 ‘해당 직무 관련 일 경험’(54.3%)을 꼽았다고 응답했다. 현장 경력이 중요하고 구직자들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지만, 기업과 구직자의 미스매치로 기업은 구인난을, 취업준비생은 구직난을 겪고 있다.
4년제 대졸자가 직업훈련 교육을 다시 받는 경우가 늘면서 현재 대학 교육 체계가 잘못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을 실제 기업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디지털, 데이터 분야 등 새로 떠오르는 산업에서 대학과 산업 간 인력 공급 연계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급변하는 산업 구조와 인력 수요에 맞춰 학과 전공 정원을 조절하거나 교수진을 확대해야 양질의 교육이 제공될 수 있지만 대학 재정 문제로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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