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가 직접 발탁했는데… 민변 출신 국정상황실장, 대통령실이 버거웠나
정보 취합·조율엔 익숙지 않아
한 달 만에 경제안보비서관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 한 달여밖에 되지 않은 송기호 국정상황실장을 교체키로 한 결정을 두고 여권 내에서 대통령실 인사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송 실장은 23일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후임 실장에 내정된 김정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부터 출근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송 실장이 국제 통상 분야에 전문성이 있기에 이동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권 인사들은 “국정상황실장의 역할과 무게감을 감안하면 사실상 경질된 것” “정상적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애초 송 실장의 임명 소식이 알려지자 여권 내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송 실장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으로 활동한 통상 전문가여서 국정상황실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송 실장 발탁은 이 대통령이 직접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송 실장이 민주당 송파을 지역위원장이던 시절부터 이어져왔다고 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통령은 민주당 험지에서 송 실장이 고생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송 실장의 인품과 전문성도 높게 샀다”며 “그렇지만 이 대통령 측근으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송 실장은 국정상황실장 업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상황실은 경찰과 검찰, 군, 국정원 등에서 올라오는 각종 정보를 취합하고,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 있을 때 조율에 나서기도 한다. 특히 여론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하는 자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러 부처에서 밀려드는 정보를 취합·선별하고 조율해야 하는 업무가 송 실장이 지금껏 해왔던 일과는 너무 달랐다”며 “국회 등 정치권 경험이 거의 없는 송 실장이 감당하기에 버거운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경기·성남 라인’이 주요 보직을 맡은 대통령실 내에서 송 실장이 활동할 공간이 너무 좁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국정상황실장은 다른 비서관과 같은 1급 보직이지만 ‘실세 비서관’, ‘수석급 비서관’으로 불리며 역대 정부에선 대통령 측근이 맡았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정상황실장은 최측근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었다. 여권 관계자는 “송 실장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도 아닌데 대통령실 안에서 입지가 어떠했겠나”라며 “결국 그 자리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기용한 ‘인사 실패’로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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