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기획] 대구도심 빈집 공포<1> 2020년 4천 채→2024년 6천여 채로 급증…동구·북구 절반 차지, 흉물화·우범화 대책 시급


◆대구 빈집 급증, 혼란스러운 기준
국토교통부는 2018년 빈집 특례법(빈집 및 소규모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시행했다. 빈집 문제에 대한 정부의 첫 조치였다. 법은 시·도가 빈집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빈집 정비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2019~2020년 빈집 실태 조사를 처음으로 진행했다. 2022년에는 법이 개정되며 빈집 실태 조사와 정비 계획 수립이 5년마다 의무화됐다.
통계청의 빈집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가장 최신 자료인 2023년 기준 인구주택총조사 중 대구의 빈집은 5만6천673채로 집계됐다. 2019년 조사 당시 4만721채에서 무려 39.17% 증가한 수치로 전국 1 특별시, 6 광역시, 1 특별자치시 중 가장 높은 증감률(평균 10% 증가)을 기록했다. 대전과 울산, 세종의 감소세를 차치하고서라도 두 번째로 높은 인천(26.56%)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문제는 빈집 정책과 관련한 법과 통계상 정의가 달라 전국적으로 빈집의 정확한 추이를 파악하는 것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현재 도시 지역의 빈집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소규모주택 정비법)이, 농어촌 지역은 '농어촌정비법'이 규율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시가 파악한 규모는 앞선 수치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대구의 빈집은 모두 6천9채다. 2010년대 후반 빈집 및 소규모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되면서 2020년 처음으로 대구 지역에 빈집 실태조사가 이뤄졌다. 2020년 대구시가 파악한 규모와 2024년 행정안전부 주관 행정조사 규모는 큰 차이를 보였다. 때문에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등 주택 관련 기관들의 정책안에도 제각각 기준점이 다른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2020년 실태조사 당시 4천여 채에 머물렀던 빈집 수는 2024년 행정조사 당시 6천여 채로 늘었다. 대구 9개 구·군중에서 동구가 698채에서 1천849채로, 북구가 505채에서 1천139채로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최초 조사 시 재개발과 재건축, 예정구역 등의 빈집은 제외하고 조사했었으나 행정조사는 기초자료 전체를 전수조사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효성 있는 대책 위한 '정확한 진단' 절실
정확한 빈집 실태 파악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하지만 제각각인 빈집 실태 파악으로 인해 제대로 된 진단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빈집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무허가 주택을 포함한 정확한 빈집 실태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토교통부 소규모주택정비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여창환 대구 서구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은 "1990년대 이전에는 대구 외곽 지역에서 빈집 문제가 발생했다면 90년대 중반 대표적으로 북구 칠곡, 성서 일대, 수성구 지산범물 지역 도심이 재개발되면서 도심 내에서도 빈집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면서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구 도심 지역 재개발 계획이 수시로 바뀌면서 기존 원주민들이 부동산 투자 이득을 보기 위해 집을 방치한 상태로 타지역으로 이사 가며 빈집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됐다"고 진단했다.
여 센터장은 무허가 주택을 포함한 실제 대구의 빈집 수는 최근 조사 결과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는 빈집 실태 조사를 벌이고 정비 계획을 세우는 등 걸음마를 뗐다"며 "빈집 문제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전향적인 태도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전국 단위의 빈집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농어촌과 도시 간 관리기준을 일원화하고 '농어촌 빈집 정비 특별법'과 '빈 건축물 정비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별법을 통해 그간 시·군·구에만 맡겨졌던 빈집 문제를 △국가 △시·도 △시·군·구 △소유자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하고 빈집 정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특례와 제도도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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