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관심 뚝 ‘경기천년제’... 지자체 개발 공공서체의 한계
‘경기 천년역사’ 정체성 전파 취지
2차례 도정 바뀌면서 활용 줄어
“일회성 이벤트 그쳤다” 지적도

경기도가 8년 전에 개발해 공개한 공공서체 ‘경기천년체’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일상생활에서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경기도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경기도 천년의 역사와 정체성을 전파하겠다는 본 취지와 달리 일회성 이벤트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천년체는 경기도가 지명 사용 천년을 기념해 지난 2017년 4월 공식 배포한 공공서체다.
도는 경기도의 역사·지리·문화·사회적 특성을 시각화해 경기도의 정체성을 전파하기 위해 남경필 전 지사 시절인 2016년 6월부터 10개월에 걸쳐 ‘경기천년체’를 개발했다.
글자의 꼭지 모양과 받침의 마무리가 상승하고, 자음과 모음이 유연하게 연결된 것이 특징이다.

현재 경기도 홈페이지 등에서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지만, 문제는 개발 이후 두 차례 도정이 바뀌면서 경기천년체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었다는 점이다.
경기천년체가 사용된 곳은 경기도 공공버스, 경기도 내부 문서, 도 여론조사 홈페이지 정도다. 이 외에는 도내 문서나 현수막, 현판 등에 사용된다.
하지만 도청 메인 홈페이지나 경기도청 광교청사 내에서는 경기천년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민선 8기 경기도 슬로건인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역시 ‘산돌 격동고딕체’를 변형해서 사용한 것으로, 경기천년체가 아니다.
경기도민들이 경기천년체를 사용하려 해도, 찾는 방법조차 쉽지 않다.
지난 21일까지 경기도 홈페이지에서 ‘경기천년체’를 검색해 다운로드 페이지에 접속하면 ‘삭제된 페이지’라는 안내와 함께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

이에 도 관계자는 “검색 엔진 툴이 오류가 발생한 탓”이라며 “언제부터 오류가 났는지는 확인이 불가하다”고 했다. 해당 페이지는 지난 22일 오전 조치됐다.
지난 2017년 광역단체 최초로 한컴오피스의 기본서체로 등록된 경기천년체는 현재도 ‘미리 캔버스’, ‘게티 이미지 뱅크’ 등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도는 경기천년체가 어느 정도로 활용되는지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도는 지난 2023년 이후 경기천년체에 대한 홍보를 아예 중단한 상태다.
이 때문에 경기도 천년의 역사를 담기 위해 수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만든 공공서체가 ‘일회성 이벤트 서체’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경기천년체가 개발된 지) 9년차쯤 돼서 공공이나 민간에서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등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됐기 때문에 현재 홍보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추후 홍보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천년체는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등록돼 있어 누구나 허가없이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다”며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 제작환경에서 자유롭게 이용가능해, 도가 개별 콘텐츠 활용 여부를 직접 관리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태강 기자 thin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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