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망 없는 태양광 전기 갈 곳 잃었다
정부 재생에너지 정책에도 걸림돌
동해안 해저 에너지고속道 급부상

이로 인해 활용되지 못하는 전력량은 원자력발전소 9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재생에너지 전력망 접속 신청은 총 35.8GW로 집계됐다. 이 중 8.9GW가 계통 접속을 기다리는 상황이며, 이 가운데 97%는 태양광 발전에서 발생한 전력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에서 1.1GW, 대구에서 0.5GW가 대기 중이다.
전북과 전남 등 호남 지역을 비롯해 경북, 강원, 대전, 충남 등에서도 유사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각 지역의 송전 인프라가 발전설비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일상적으로 발전량을 줄이는 감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단순한 전력 공급과잉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형 발전정책과 부족한 송전 인프라 사이의 구조적 불균형에서 비롯된 문제로 지적된다.
1㎿ 이하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해 무제한 접속을 허용하는 정책이 유지돼 왔지만, 실제로는 송전망 부족으로 상업 운전이 불가능한 역설적 상황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소 태양광 사업자들은 전력 판매가 불가능해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운영난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기반의 RE100 산업단지나 농촌형 태양광 수익 사업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북은 전국적으로 태양광과 풍력 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기존 원자력 및 수소 기반 미래 에너지 산업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전력 송출이 가능한 계통망이 부족해 전력 활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이에 경북도는 에너지 전환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전략으로 '동해안 해저 전력망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계획을 제시하고 본격 대응에 나섰다.
이 사업은 동해안에 집중된 원자력 및 신재생 발전 전력을 포항 산업단지 등 전력 수요지로 고효율·저손실 방식으로 송전할 수 있는 대규모 인프라를 조성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동해안 지역 발전용량은 17.4GW에 이르지만 송전선로 용량은 11.6GW에 그쳐 5.8GW의 송전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
포항 지역의 경우 철강산업의 수소환원제철 전환, 데이터센터 유치, 동해안 풍력발전단지 조성 등으로 인해 4.3GW 이상 전력 수요가 새롭게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도는 동해안 해저 전력망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사업을 통해 약 4GW의 전력을 지역 산업 현장에 직접 공급함으로써 탄소중립 달성과 재생에너지 확산, 산업입지 수용성 개선 등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동해안 해저 전력망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을 조속히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며 "한반도 U자형 에너지 고속도로 시대에 경북이 국가 전력망의 핵심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