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선우 자진 사퇴, 여론 경청한 이재명 대통령

경인일보 2025. 7. 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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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7.23 /연합뉴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자진 사퇴했다. 현역 국회의원인 강 후보자는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함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과 자격 시비에 휘말렸다. 이 후보자는 논문표절 의혹과 자녀 불법 유학 사실이 터졌다. 강 후보자는 보좌관 갑질 의혹과 거짓 해명에 이어 예산 갑질 주장이 겹쳤다. 야당인 국민의힘의 지명철회 공세가 집중됐고, 진보진영 시민단체들도 두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이 후보 지명을 철회했지만,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회에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면서 임명 강행 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보다는 강 후보에 대한 여론의 반발과 야당의 공세가 더 컸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이 강 후보 지명 관철을 시도한 배경에는 현역 의원 프리미엄이 작동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강 후보를 옹호했다. 정청래 당대표 후보자를 비롯해 김병기 원내대표가 강 후보 입각 강행을 밀어붙였다. 고위 당직을 맡은 현역 의원들이 강 의원의 인품을 칭찬하고, 보좌관 갑질의 본질을 흐리는 발언을 이어갔다. 국민감정과 당내 여론 사이에서 고민했던 대통령실은 당의 의견을 수용했다.

하지만 강 후보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심각해지고 그 결과가 대통령의 통치력을 압박할 지경에 이르자 결국 강 후보의 자진사퇴로 여론을 진정시켰다. 형식은 자진사퇴이지만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정치적 결과임이 분명하다.

국민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수용하는 이 대통령의 정치력이 돋보인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약속했다. 실천 방안으로 국민 의사 경청을 강조했다. 지역 현안을 수렴하는 타운홀미팅을 실행중이다. 인사청문회 종료후 여야 원내대표의 의견도 수렴해 이 후보 지명 철회와 강 후보 임명 강행으로 여야 입장을 수용했다. 강 후보에 대해 악화된 여론이 더욱 심각해지자 자진사퇴 형식으로 현역 의원인 후보의 정치적 입장을 존중하며 반발 여론을 진정시켰다. 여론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 여론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정치력을 발휘한 것이다.

희대의 이태원 참사에도 장관 유임을 고집한 전직 대통령과는 차원이 다른 국민과의 소통 능력이다. 지리멸렬한 당의 현실을 강선우 공세로 가리려 했던 국민의힘의 정략도 물거품이 됐다. 강 후보의 자진사퇴는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고 여론을 경청하는 자세만으로도 안정적인 국정이 가능한 정치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민주당의 정치력이 대통령 수준으로 올라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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