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선 건강하게 오래산다] ② 장수하는 인천 사람들의 비결 ⑴
100세 할머니 아름다운 황혼
불편 없이 꼿꼿한 허리 나이가 무색
음식 안가리고 먹지만 언제나 소식
같이 늙어가는 자식들과 자주 만나
소녀 시절부터 즐긴 춤이 인생 충전
돌이켜보면 성품 늘 너그럽게 가져
조력자는 노인회 시연합회
쌓아온 지혜·경험 깃든 공동체 뿌리
노인 삶의 질 증진·고령자 존엄 철학
7만2000여 회원 행복한 노후 지원

인천은 장수하는 도시다. 경기도와 7개 특광역시 가운데 총 인구 대비 백세 이상 인구 비율 1위를 차지한다.
총 540명이 100세 이상 살아 계시고 이 가운데 438명이 여성, 102명이 남성이다.
전체 100세 인구 가운데 88명이 서구에 있어 가장 많고 청학동 10명, 계양2동 12명, 연희동 13명과 같이 한 동에 10명 이상 밀집해 있는 곳도 눈에 띈다.
최고령자는 현재 1912년생 114세 여성이다. 그는 만수 6동 주민인데, 이를 제외하고도 만수6동엔 100세 이상 인구 8명이 더 존재한다.
산업화, 공장, 우범지역 따위의 고루하고 잘못된 이유로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주제와 동떨어져 보이는 인천이 실제로는 이렇게 장수하는 비결이 뭘까.
인천일보는 이번 기획에서 이들을 만나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와 아프지 않고 살아가는 습관 등에 관해 들어봤다. 또 인천에서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기가 가능하도록 역할 하는 여러 정책을 차례대로 짚어본다.

▲1925년생 조한월 할머니
올해 꼭 백 살이 된 조한월 할머니는 중구 신흥동에서 태어났다. 나라한에 달월자를 써서 달처럼 은은하게 조국을 비추라는 의미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는 100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허리가 꼿꼿하고 불편한 데 없어 보였다. 현재 둘째 딸과 함께 남동구 서창2동의 한 아파트에서 사는 조 할머니는 여전히 1남2녀의 커다란 자랑이자 버팀목이었다.

6.25전쟁 때 어린아이 셋을 안고 덕적도로 피난 갔던 때부터 지금의 인천에 이르기까지 숱한 역사를 그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100살까지 살았군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거 압니다. 특히나 나처럼 건강하게 산다는 것이요."
아침 일찍 일어나 주변을 정돈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조 할머니는 같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자식들과 자주 만나며 지낸다.
"고기며 생선 등 음식을 가리지 않지만, 많이 먹지 않습니다. 언제나 요기할 정도로만 먹지요."
할머니는 소식이 장수 비법이라고 믿고 있었다. 소녀였을 때부터 즐겼던 춤 추기도 인생의 활력이 되어줬다.
"사교댄스와 전통 무용을 지금도 춘답니다. 또 돌이켜보면 언제나 마음을 편하고 너그럽게 가졌던 제 성품이 이렇게 장수하는 비결 아닌가 싶어요."

▲존엄한 노년의 조력자, 대한노인회 인천시연합회
대한노인회 인천시연합회는 약 7만2000명의 회원을 둔 노인 조직이다. 인천에서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젊은 층과의 세대 화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박용렬 인천시연합회 회장은 '건강하게 장수하는' 삶을 스스로 실천해 보이며 어르신들에게 실질적으로 유익할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에 백세 인구가 우등한 사실은 고무적이면서도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입니다. 계획적으로 이뤄진 도시 재정비로 인천은 훌륭한 정주기반을 갖췄을 뿐 아니라 적극적인 노인 정책이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죠."
그는 노인지도자대학이나 건강 지원, 사회참여를 위한 기회, 여가 프로그램 등 대한노인회 인천시연합회가 역점을 두는 사업들을 사례로 꼽았다.
특히 인천의 노인복지관과 경로당, 노인 일자리, 자원봉사 등이 어느 곳보다 잘 운영되고 이런 요인들이 노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인천시연합회는 도시의 시간을 관통하며 퇴적한 지혜와 경험이 깃든 공동체의 뿌리로서 고령 인구를 대하고 그 존엄성을 높이 산다는 철학을 기본으로 이런 사업들을 추진해왔다.
"장수하며 살기 좋은 인천의 어르신들이 역사의 주인으로 계속 등장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 드리려고 합니다. 이들은 우리의 사회적 자산이자 문화적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박 회장은 신체의 건강과 활동 못지 않게 정신적 건강과 올바른 자세가 더 탄탄한 장수도시로 나아가게 하는 요인이라고 봤다.
"홀로 고독한 노년을 보내서는 안 됩니다. 경로당이나 복지관과 같은 시설을 적극 활용하고 사회의 하나가 되어야 하죠.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대할 때 인천은 더 견고하고 품격 있는 장수 도시가 될 것입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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