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강선우 전격 사퇴... 현역 첫 낙마, 의원 불패 신화 깨졌다
"사의 표명 한시간 반 전 대통령실 알려"
민주 "후보 결단 존중", 국힘 "만시지탄"

보좌관 갑질 논란과 거짓 해명으로 민심의 반발을 샀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지난달 23일 후보 지명 이후 30일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 강행 의지를 밝혔지만 여론이 악화하며 정부·여당 전체에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사퇴를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 출신으로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첫 사례다.
강선우 "잘해보고 싶었으나 여기까지"
강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려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보고 싶었으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고 전격 사의를 밝혔다. 그러면서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함께 비를 맞아줬던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도 제가 큰 부담을 지워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2000년 국무위원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역 의원이 낙마한 첫 사례로, 강 의원이 물러나며 '의원 불패' 신화도 깨졌다.
재선 의원인 강 의원은 후보자 지명 이후 보좌진 상대 갑질 의혹과 거짓 해명 논란에 더해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 대상 예산 갑질 의혹까지 추가로 불거지며 야권은 물론 진보 진영에서도 사퇴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논문 표절 의혹으로 강 후보자와 함께 '낙마 1순위'로 꼽혔던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은 철회하면서도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 강행에 나섰다. 이에 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자 이 대통령은 전날에는 사흘의 시한을 주며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강 후보자 사수 의지를 드러내며 정면돌파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커지는 데다, 강 후보자가 장관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60%를 넘어서자 더는 버티기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여당에서도 전날부터 강 후보자가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대통령실 인사검증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는 것도 부담이었다. '강선우 리스크'가 일파만파 커지며 집권 초반 국정 동력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뒤늦게나마 백기투항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의 표명 한시간 반 전 대통령실 알려"
대통령실은 강 후보자의 사의를 그대로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강 후보자는 오늘 오후 2시 30분경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했고, 비서실장은 이를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보고를 받은 대통령은 별말씀이 없으셨다"고 덧붙였다. 강 후보자는 이로부터 약 한 시간 뒤 공개적으로 사의 표명에 나섰다.
민주 "후보 결단 존중", 국힘 "만시지탄"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의 결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박상혁 당 수석대변인은 사퇴 과정에서 당과 사전 협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 요청 이후 본인이 여러가지 상황을 보고 이런 결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민주당 당권 주자인 박찬대 의원은 강 후보자가 사퇴 글을 올리기 불과 17분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강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썼다. 이를 두고 친이재명계 핵심 그룹과는 사퇴 결정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또 다른 당권주자인 정청래 의원 측도 "사퇴 표명 한두 시간 전에 기류가 달라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후보자의 결정을 기다렸다"는 입장이다. 강 후보자는 사의 표명 전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와도 별도로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만시지탄"이라고 밝혔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늦었지만 자진 사퇴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 이재명 정권에서 인사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검증 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가위 국민의힘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태를 통해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낸 보좌진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불이익이나 2차 피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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