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대상’ 스마트 마을 방송, 산사태 때 못썼다
[KBS 창원] [앵커]
이번 산청 산사태로 고립된 주민 대부분은 고령층입니다.
산청군은 고령층에게 재난 경보가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수억 원을 들여 마을 방송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정작 이번 산사태에서는 써보지도 못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사태로 24가구 전체가 피해를 본 산청의 한 마을.
비탈면에 집들이 아슬아슬하게 걸려있고, 일부는 파묻혀 지붕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도로는 칼로 자른 듯 뚝 끊겼습니다.
이 마을은 출입로가 완전히 막힐 정도로 산사태 피해가 컸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빠른 경보 방송과 대피 덕분입니다.
당시, 산사태 징후를 감지한 이장 김광연 씨는 마을 스피커 방송으로 위험 사실을 알렸습니다.
[김광연/마을 이장 : "스마트 폰을 꺼내서 방송했습니다. 방송하고 급히 빨리 탈출하시라. 되도록 주차장 쪽으로…."]
이후 집집마다 돌며 대피를 도왔고, 몇 분 뒤 비탈면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대피방송 방식은 집 안의 고령자들에게는 전달되지 못합니다.
[김광연/마을 이장 : "(주민) 70~80%가 70세가 넘는데. 정말 이런 방송 시스템으로는 전혀 못 듣는 분이 대다수라고 보거든요."]
이 때문에, 산청군은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마을 주민 전체에게 전화로 내용이 전달되도록 개선했습니다.
마을 스피커 방송을 못 들어도 집 안에서 전화로 들을 수 있어, 고령층 대피에 도움이 되기 때문.
["호우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이번 집중호우 때는 아예 써보지도 못했습니다.
시스템 개발은 끝냈지만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받지 않았고, 이장들에게 제대로 사용법을 알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새 방송 시스템을 운영한다며 산사태 이틀 전 산청군이 낸 보도자료는 사실 거짓이었던 셈입니다.
[산청군 관계자/음성변조 : "민원 사항이 많다 보니 동의를 얻어야 해요. 동의를 구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제때 대피방송이 없었다는 게 생존 주민들의 한결같은 원망입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영상편집:김진용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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