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분홍선?···울산고속도로 초입 유도선 혼동 논란
장검IC 분기 50m 앞에서 합류 표시
고속 차량 많아 차선 급변경 사고 위험
경찰 "일종의 '대기선' 개념
혼란 막기 위해 안내판 등 추가 검토"

울산고속도로 초입 도로 바닥의 '색깔 유도선'이 오히려 운전자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 나들목으로 빠지는 차로를 뜻하는 '분홍색 유도선'이 직진 차로에도 칠해져 있는데, 분기를 불과 수십m 앞두고 급격하게 꺾여 차로를 바꾸도록 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나들목으로 빠지는 차량이 많아 대기선 개념으로 칠했다는 입장이지만, 고속도로 진입로 특성상 속도를 높이는 차량이 많아 사고 위험까지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오전 찾은 울산 남구 신복환승센터. 이곳에서 울산고속도로 방면으로 약 700m를 달리면 분기점이 나오는데 직진하면 울산톨게이트가, 우측으로 빠지는 장검나들목(장검IC)를 이용하면 울주군 굴화리로 나갈 수 있다.
이 분기점으로 향하는 5개 차로 중 4~5차로는 가운데에 색이 칠해진 색깔 유도선이 있다. 색깔 유도선은 운전자가 자주 헷갈리는 고속도로 분기점, 나들목 등에서 색깔로 방향을 안내해주기 위한 것으로, '길치들의 축복'으로도 불린다.
나들목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5차로에는 분홍색이, 4차로에는 녹색·분홍색이 나란히 함께 칠해져 있었다. 특히 4차로의 두 색이 혼용된 유도선은 직진과 우회전이 동시에 가능하리라 판단하게 했다.
하지만 분기점이 나오기 불과 약 50m 거리에서 돌연 4차로의 분홍색 유도선이 차선을 넘어 가장자리 차로로 합류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장검IC는 1개 차로 밖에 없어 2개 차로에서 동시에 진입할 수 없다. 4차로에 그려진 일반 노면 표시도 직진과 우회전이 가능하다고 돼 있어 혼란을 가중시켰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한 노면색 색깔 유도선의 설치 기준은 운전자의 혼란을 초래하는 도로의 구간에서 명확한 경로 안내가 필요한 지점으로, 진출로가 1개일 경우 분홍색으로, 2개 이상일 경우 분홍색, 녹색을 쓰도록 하고 있다. 중앙선에서 가까운 차로는 녹색, 먼 차로는 분홍색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장검IC의 경우 진출로가 하나 밖에 없는데도 두가지 색을 함께 칠해놓은 것이다. 게다가 울산고속도로는 산업단지에서 나온 화물차가 많아 눈에 잘 띠는 색깔 유도선이라도 시야가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고, 제한속도도 시속 70㎞로 차들이 빠르게 달릴 수 있어 급하게 차선을 변경할 경우 사고 위험이 크다.
운전자 A(41·울주군 구영리) 씨는 "장검IC으로 빠지는 가장자리 차로에 분홍색 유도선이 있으니 당연히 '분홍색=우회전'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지금이야 자주 다녀서 익숙하지만 예전에 처음 생겼을 때는 4차로 유도선도 분홍색이라 따라갔다가 분기점의 안전지대에 차를 세워버린 적이 있다"라며 "다급하게 차선 변경을 했다가 사고가 날 위험도 크고, 그대로 직진하면 곧장 톨게이트라 돈까지 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교통시설물을 설치·관리하는 울산경찰청은 해당 지점에서 퇴근길 교통체증이 심하게 발생하자 일종의 '대기선' 개념으로 4차로에 색깔 유도선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검IC를 내려가면 장검교차로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굴화, 구영, 천상 등 주거단지로 이동하기 편하다 보니 퇴근시간대면 신복교차로부터 장검IC까지 차들이 줄지어 선다. 차가 워낙 많다 보니 1개 차로로는 감당이 안돼 일종의 차량 '대기선'으로 만든 것"이라며 "궁극적인 해결책은 교통량 분산이나 IC 차로 확장 정도겠으나, 경찰에서 해결 가능한 부분은 아니라 본다. 다만 색깔 유도선으로 인해 혼동이 생길 수도 있다 판단되는 만큼 안내판 등을 추가를 검토해보겠다"라고 전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