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 양해는 구하고 복귀해야”···의료계 안팎 자성 목소리

김원진·이혜인·김송이 기자 2025. 7. 23. 19: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 24일 수업 복귀 방안 발표
추가 국시 기회 부여 등 담길 듯
‘부실 수업 우려’ 해소 쉽지 않고
시민 ‘특혜 반대’ 시선도 과제로

정부가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 방안을 24일 발표한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이후 동맹휴학 중이던 의대생들은 1년5개월여 만에 수업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내부에선 부실 수업 우려, 특혜 논란, 사과 없는 수업 복귀를 둘러싼 비판을 해소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오는 24일 의대생 수업 복귀 관련 브리핑을 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유급이나 제적 결정은 유지하되 유급생의 2학기 수강을 허용하는 안, 본과 4학년 대상 추가 의사국가시험(국시) 기회 부여 등의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교육 과정은 1년 단위로 구성된다. 1학기 유급이 되면 원칙상 다음 해에 수업을 들어야 한다. 교육부는 의대 6년 과정 중 예과 1~2학년은 올해 1학기에 빠진 수업분을 계절학기 등을 통해 보강하도록 해 정상 진급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의대 학장단-대학 총장들은 본과 1~2학년 또한 올해 1학기 수업 결손분을 졸업 전까지 나눠 이수하도록 하는 방침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의대 본과 4학년 대상으로 추가 국시 응시 기회도 줄 것으로 보인다. 임상실습 기간 52주를 채워야 하는 본과 3~4학년에겐 졸업을 2월에서 5월로 늦춰 추가 실습 기간을 주는 안도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본과 3~4학년의 졸업 시점 변경은 의대생들이 물밑에서 요구해온 변칙적인 ‘학기 연장안’을 반영하는 것이라, 정부가 이를 도입하면 특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23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의대생 복귀 상담센터 앞 복도. 연합뉴스

정부와 대학 총장-의대 학장단이 논의를 거친 끝에 마련한 복귀 방안에 따라 의대생들이 조만간 수업에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의료계에선 부실 수업 우려와 의대생 특혜 논란이 어느 정도 해소된 뒤 의대생들의 복귀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부실 수업 우려가 커졌다. 다수 의대는 이론 수업 등은 동영상 강의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소규모 인원으로 이뤄졌던 토론 수업은 대형 강의가 되면서 하기 어려워졌고, 미리 일정을 짜야 하는 지역사회 실습 조사는 수업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충남대 관계자는 “수업 부실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 교수 숫자 등 물리적인 한계가 있어서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도 교육 여건 확보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승준 한양대 의대 교수는 “몰아서 수업을 듣게 해주는 것은 편법에 가깝다”며 “교수들이 여력이 안 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동영상 강의는 실질적 교육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사립대 의대의 한 교수는 “지역 대학은 강의실이 없고 심지어 사직한 교수도 많아서 밀린 수업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크다고 들었다”며 “의대생들이 동맹휴학에 나선 논리가 (증원 후) ‘수업 부실’이었는데 (휴학 후) 수업 부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정부가 마련한 학사 유연화 조치를 ‘특혜’로 바라보는 대학생·시민들의 시선을 받아들이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와 국회는 “윤석열 정부의 무리한 의대 증원 시도에서 비롯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의대생 복귀를 바라보는 일각의 시선은 비판적이다. 최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는 “의대생에게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여럿 올라왔다. 지난 17일 올라온 ‘의대생·전공의 특혜 반대’ 국회 국민동의 전자청원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5만6000명을 넘어섰다. 국민동의 청원은 5만명 동의를 넘으면 소관 상임위원회로 회부된다.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는 “(의정갈등 과정에서) 시민들이 의사 집단에 신뢰를 많이 잃어버린 것이 큰 문제”라며 “학생들은 ‘왜 우리가 사과해야 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의료 공백이 있었던 만큼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양해를 구한 뒤 수업에 복귀해야 시민들도 그간의 상황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