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사조위 중간발표에…유족 측 변호인 “의문만 증폭”

박성의 기자 2025. 7. 2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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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2216편 사고를 둘러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중간 발표에 대해, 유가족 측 변호인이 "의문만 커졌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유족 측 일부를 대리하는 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루)는 2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사조위 설명은 매우 불완전하며 구체적인 데이터나 의미 있는 근거 없이 추측성 결론만을 내리고 있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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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실수 지적하면서 정작 데이터는 공개 안 해”
“블랙박스 공백·안전장치 부재…시스템 원인 배제 말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7일째인 1월14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수습 당국 관계자들이 수색 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주항공 2216편 사고를 둘러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중간 발표에 대해, 유가족 측 변호인이 "의문만 커졌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유족 측 일부를 대리하는 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루)는 2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사조위 설명은 매우 불완전하며 구체적인 데이터나 의미 있는 근거 없이 추측성 결론만을 내리고 있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고 밝혔다.

앞서 사조위는 지난 19일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조종사가 손상된 오른쪽 엔진이 아닌, 상태가 양호한 왼쪽 엔진을 정지시키는 실수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종사의 대응 착오가 사고 원인이라는 중간 결론을 제시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이를 뒷받침할 비행기록장치(FDR)나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의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았으며, 특히 사고 직전 4분 동안 두 장치 모두 작동이 멈췄다는 점조차 설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시간대의 기록이 빠져 있는 상황에서 조종사 책임을 단정적으로 결론 내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왜 동일하게 조류 충돌로 인해 엔진이 손상된 '허드슨강의 기적' 항공기인 에어버스 A320에서는 전원이 생존했는데, 보잉 737-800 기종의 제주항공 2216편에서는 전원이 사망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유족 측은 두 사고의 차이로 항공기 기종 간 구조적 안전장치의 유무를 지적하고 있다. 에어버스 A320에는 기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모니터(ECAM), 보조 동력 장치(APU), 전력과 유압이 끊겼을 때 자동으로 전개되는 램에어터빈(RAT)이 탑재됐지만, 사고기인 보잉 737-800에는 이러한 장비들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 변호사는 "이러한 장치 부재가 조종사에게 극도로 어려운 비상 상황을 초래했고, 플랩이나 랜딩기어 등 착륙 장비를 조작할 기회를 박탈해 생존 가능성을 없앴다"고 주장했다.

또한 착륙장치, 역추진 장치, 플랩, 발전장치 등 주요 구성요소들의 작동 여부도 사조위가 아직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이들 시스템은 사고 당시 조종사의 생존 대응 능력을 좌우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관련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조사의 비상 매뉴얼이 적절했는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 변호사는 "두 엔진이 모두 멈춘 상황에선 APU를 즉시 가동해 플랩과 랜딩기어 등 착륙 장비를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매뉴얼에 있었는지, 실제로 시행됐는지조차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사조위가 유족에게 공유하겠다고 약속한 엔진 해체 보고서가 아직 전달되지 않은 점, 조류 충돌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가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하 변호사는 "실질적인 증거 없이 조종사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일부 정보만 유출하고 핵심 데이터는 숨긴 채 결론을 정하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고 조사 역시 또다시 조종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쉬운 길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사의 절차 적절성, 항공기-엔진 설계상의 문제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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