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석탄 산더미’ 수십년 방치… 침출수 유출 우려 [현장, 그곳&]
관리 부실 장기화, 대책 마련 시급
석탄공사 인력 감축 반출 지연돼
公 “침전지 관리, 피해 아직 없어”

“바람 불 때마다 석탄가루가 막 날려요. 최근 폭우 때문에 이미 옆 하천은 그냥 시커멓잖아요.”
23일 오전 10시께 인천 서구 가좌동 도심 한복판에 철제 울타리와 찢어진 그물망으로 둘러싸인 약 3만4천여평(11만4천318㎡) 규모의 석탄 비축장.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비축장 안에는 울창한 나무 사이로 거대한 석탄이 산더미처럼 높게 쌓여 있다. 녹색 방수포가 씌워져 있지만, 곳곳이 찢어져 흑빛의 석탄이 그대로 보인다. 인근 도로와 공장 앞 등에도 검은 가루 등이 잔뜩 쌓여 있다.
또 비축장 북쪽에 붙어있는 하천 물은 이미 검정색으로 물들어 있다. 물 위에는 까만 가루 등이 가득 떠있고, 바닥에도 검은 침천물이 가득하다. 이 곳에서 만난 김용태씨(57)는 “석탄 비축장에서 계속 가루가 바람에 날린다. 석탄산에 덮개가 제대로 씌워지지 않은 탓인 것 같다”며 “최근 폭우 이후엔 인근 하천까지 검게 물들었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의 40년 된 석탄 비축장이 최근들어 사실상 방치, 가루가 곳곳에 날리거나 침출수 유출 등의 우려가 크다. 지역 안팎에선 석탄 사용량이 급감해 비축장 자체의 필요성이 낮은 만큼, 비축장을 정비하는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구와 대한석탄공사 등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지난 1980년대 겨울철 연탄 수급 안정화를 위해 이곳에 대규모 석탄(무연탄) 비축장을 조성했다. 현재 이 곳에는 약 6만t의 석탄이 쌓여 있다.
그러나 연탄 수요 급감 등으로 비축장 활용도가 낮아진데다, 최근 석탄공사가 폐업 수순을 밟으면서 인력 감축 등으로 사실상 방치 중이다. 이로 인해 비축장의 석탄을 덮고 있는 방수포가 훼손 및 제대로 덮이지 않았지만, 보수 등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이미 비축장 일대는 석탄 등으로 인한 각종 유해 중금속으로 오염이 이뤄져 있다. 앞서 서구가 지난 2014년 비축장에 대한 토양오염 조사를 한 결과, 불소 등이 기준치를 초과해 석탄공사에 토지오염 정화 행정명령을 내렸다. 다만, 석탄공사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아직도 토양 정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충현 인천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팀장은 “석탄이 장기간 야외에 방치, 비산먼지나 탄분 날림 등의 문제가 생겨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인근 하천이 검게 변한 것은 최근 폭우로 침출수 유출 등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민 안전을 위해 최소한의 덮개 보완, 방출 가속화, 정화 계획 등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비축장의 용도를 다 한만큼, 이제 폐지하고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석탄공사 관계자는 “폐업 등으로 인한 인력 감축이 이뤄져 비축장의 관리 인원이 부족, 최소한의 유지만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덮개도 큰 문제 없고, 석탄 오염수는 침전지를 통해 걸러지도록 관리 중이어서 직접적인 유출은 아니라고 본다”며 “특히 인근 지역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은 석탄공사 외 공장 및 고물상 등 다양한 요인으로부터 유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정부의 폐쇄 등 후속 대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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