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스토리]이창훈 풍암동 오케스트라 지휘자 "클래식 선율로 하나 되는 공동체 만들 것"

임지섭 기자 2025. 7. 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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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클래식 음악계 거목
마을 긍정적 변화에 보람
"소통과 협동의 가치 실현"
이창훈 지휘자. /본인 제공

광주 서구 풍암동 행복센터의 주말은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 찬다. 주민들이 모여 결성한 '풍암동 건강마을 오케스트라'의 연습 장소여서다. 초등학생부터 75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단원들이 모여 바이올린, 첼로, 플룻의 다양한 선율을 엮어나가고 있다. 최근엔 '캐논 변주곡'이라는 쉽지 않은 곡에도 도전 중이다. 처음엔 "고작 동 단위 오케스트라가 있다고?"라며 의아하다는 반응도 많았지만, 첫 공연 후 입소문을 타며 어느새 35명의 단원이 함께하게 됐다.

이 모든 과정을 조율하는게 이창훈 지휘자(69)다.

이 씨는 "처음엔 15명으로 시작했던 동아리가 이제는 엄연한 공동체가 됐다"며 "우리 악단은 세대를 넘어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창훈 지휘자는 지역 클래식 음악계 거목 중 한 명이다. 광주시립교향악단에서 23년간 악장으로 활동했던 그는 퇴단 후에도 광주 골드필하모닉 음악감독 및 악장, 심포니에타 단장 겸 지휘를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화려한 이력을 지닌 그가 풍암동 건강마을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그의 가치관에서 비롯됐다. 음악을 통해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일을 평생의 보람으로 삼아온 그였다. 누군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도 인생의 즐거움 중 하나다. 음악 하나로 이런 성취를 얻을 수 있다면 어디든 가서 기여하겠다는게 그의 신념이다. 그는 "단순한 연주를 넘어,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진정한 의미의 봉사활동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마을 악단을 지휘하며 가장 보람 있는 일은 주민간 공동체 의식이 커져가는 걸 직접 보는 일이다. 음악적 성취를 넘어 마을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모습을 목도할 때면 "음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는 "연습 중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어르신들에게 간식을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음악엔 사람들을 연결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연습이 끝난 후에도 몇몇 단원들은 자발적으로 모여서 각자 맡은 파트 연습을 한다. 그들에겐 이제 단순한 취미가 아닌 것이다.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라고 했다.

지치고 힘든 순간도 있다. 단원들 대부분이 직장인인 만큼, 일상에서 연습 시간을 할애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전체가 모여 정기 연습을 할 수 있는 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다양한 연령, 개개인의 실력차를 모두 조율하는 것도 가끔은 버겁다. 다만 그는 "무언가를 성취해내고, 그들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있다. 되려 그들이 내가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인생의 원동력이 되주는 셈이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 마을엔 다른 동네와 달리 오케스트라가 있다는 데 주민들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영화 OST, K-POP 편곡 등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며 마을 축제나 행사에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